7일 한진칼 이사회 이후 입장문 발표···“실질적 내용 없는 과거 대책”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은 지분 공동 보유에 합의했다. / 인포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은 지분 공동 보유에 합의했다. / 인포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반(反) 조원태 동맹으로 불리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한진칼 이사회 직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진그룹이 이사회를 통해 내놓은 방안들이 “실질적 내용이 없는 과거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7일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한진 정상화 주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대한항공 및 한진칼 이사회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밝혔다. 앞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이사회에선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결정했고, 한진칼 이사회에선 호텔 사업 부문 정리 계획을 밝혔다.

이사회 결과가 발표된 직후 한진 정상화 주주연합은 “대한항공 이사회가 결의한 송현동 부지 매각은 이미 KCGI의 요구에 따라 2019년 2월 한 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에 포함됐던 것인데, 이를 마치 새로운 주주가치 제고방안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주주들을 심각하게 기만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룹의 주력인 항공 운송 사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은 세부방안이 전혀 없어서 실행 의지와 진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들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지분 공동 보유에 합의했다.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31.98%에 달한다.

조 회장(6.52%) 역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지지를 얻으면서 우호 지분 33.45%를 확보했다. 우호 지분은 특수관계인(4.15%)과 델타항공(10%) 및 카카오(1.0%)가 더해진 수치다.

다음은 한진 정상화 주주연합의 입장문 전문.

 

저희 주주연합은 2020년 2월 6일과 7일 대한항공 및 한진칼 이사회의 발표내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합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계열사들은 현재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과도한 부채비율에 따른 금융비용 급증으로 2019년 적자가 5,708억원에 이르고, 진에어 역 시 해당 기간 542억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항공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대한항공의 900%가 넘는 부채비율과 적자규모는 세계 주요 항공사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참담한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각 이사회의 결의내용은 현 위기상황에 대한 진지한 검토와 문제 의식 없이 단지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대책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례로 대한항공 이사회가 결의한 송현동 부지 매각은 이미 KCGI의 요구에 따라 2019년 2월 한 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에 포함되었던 것인데, 이를 마치 새로운 주주가치 제고방안인 것처 럼 포장하는 것은 주주들을 심각하게 기만하는 처사입니다. 그룹의 주력인 항공 운송 사업의 경 쟁력 강화방안은 세부방안이 전혀 없어서 실행 의지와 진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들게 만듭니다. 더욱이 호텔 및 레저사업 구조 개편에 관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 없이 “사업성을 면밀히 검 토한 이후에 구조개편의 방향성을 정한다”는 모호한 말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기존 경영권을 사수하기 위해 실질적 내용 없이 과거 대책을 개선안으로 내놓으며 주주들 을 호도하는 행위는, 현 이사회가 특정 대주주를 위한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 고 있습니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구체성이 결여된 미사여구로는 위기에 처한 대한항공 과 한진그룹을 구할 수 없습니다. 최악의 재무구조와 천문학적 적자를 탈피하고 주주와 임직원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진정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감사합니다.

2020. 2. 7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KCGI, 조현아, 반도건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