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전유물로 여겼던 '배달앱', 프랜차이즈 전반으로 확산
매장과 멀어서 이용 안 했던 소비자도 흡수···매출 신장 효과 뚜렷
배달료 할인 등 연계 마케팅 속속 등장···"배달앱이 필수 요소 됐다"

/그래픽=이다인
/ 그래픽=이다인

배달서비스를 장착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매출 신장이 당초 기대를 웃돌고 있다. 편의점이나 베이커리 등 프랜차이즈 업종 대부분이 도심 일부를 제외하고 ‘골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배달서비스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출퇴근 시간대의 높은 구매율 때문에 이용객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봤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 외의 선전을 보이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배달서비스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배달음식 시장은 약 20조원으로, 이 중 배달앱 서비스 거래액은 3조~4조원에 달한다. 인력과 인프라가 확대되면서 배달앱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非)배달’ 분야로 꼽혔던 편의점과 베이커리 등이 앞다퉈 배달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배달앱은 마치 외식업계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실제 배달음식을 찾는 소비자 4명 중 3명은 치킨을 주문했고, 중식과 피자가 뒤를 이었다. 전문 음식점이 아닌 편의점과 베어커리, 커피숍 등은 배달앱 사용자 화면의 한켠을 차지하는 ‘구색(具色)’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비배달’ 분야에서도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배달서비스가 프랜차이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배달서비스가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현상까지 보인다. 지난해 9월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서비스를 도입한 뚜레쥬르의 경우 출시 초기보다 배달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60% 이상 상승했다. 주말과 공휴일의 배달서비스 이용률은 평일보다 20% 이상 더 높다. 업계는 배달앱 론칭이 신규 이용자 유입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배달앱 입점이 가맹점의 매출 상승에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간 매장과 집까지 거리가 있어서 이용하지 않았던 고객들이 배달앱으로 이용해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출 신장에 덕을 본 업체들이 배달서비스의 확대를 공식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을 제외한 GS25, CU,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은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2010년 가장 먼저 배달서비스를 도입한 CU의 경우 올 상반기 내에 배달매장이 5000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CU 관계자는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엔 평소보다 이용률이 40%까지 높게 나타났다”면서 “배달상품 확대로 구매 단가도 올라 전체 매출이 20% 상승했다”고 밝혔다.

3000원에 달하는 배달 이용료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CU는 오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30종의 배달 이벤트를 실시하는데 14~15일 이틀에 걸쳐 주문하는 고객에 한해 배달 이용료를 2000원 할인해주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배달은 고객을 위한 일반적인 서비스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매출 신장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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