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관련 논문 발표, 효과에 긍정적” 입장···학회 추가 발표 예상
신풍제약, 국산 16호 신약 피라맥스 해외 수출···의료계 “‘클로로퀸’ 성분이 코로나바이러스 증식 등 억제 효과”

중국 우한으로 파견되는 의료 요원들이 지난달 25일 장쑤성 난징시 남역에서 열차에 탑승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 우한으로 파견되는 의료 요원들이 지난달 25일 장쑤성 난징시 남역에서 열차에 탑승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언론이 말라리아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논문 등을 통해 이를 파악한 국내 전문가들도 말라리아 치료제의 일부 효과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관련 학회의 추가 발표도 예상된다. 국내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해 제조하는 신풍제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펑파이(澎湃) 등 중국 언론은 신종 코로나 치료에 말라리아·에볼라 치료제 등 약물 2종이 효과를 보인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중국과학원 우한감염병연구소와 군사과학원 군사의료연구원, 생물안전대과학연구센터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성분과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성분이 신종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중국 각급 성·시 정부에 통보했다는 것이 언론 보도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중국 연구진은 두 약물이 수평세포상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 보건당국은 말라리아 치료제와 에볼라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언급해 왔다. 하지만 학문적 결과를 토대로 효과를 거론한 것은 이번 사례가 처음이다. 

단 중국 언론에 따르면 연구진은 초기 연구 결과를 얻었을 뿐, 인체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향후 진행할 임상시험 결과가 실제 신종 코로나 환자 치료에 말리리아 치료제 사용 여부를 결정할 변수로 분석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전문가들도 에이즈 치료제에 이어 말라리아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말라리아 치료제에 함유돼 있는 ‘클로로퀸’ 성분이 핵심이다. 복수의 논문에 따르면 클로로퀸 성분은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구체적으로 항코로나바이러스와 항지카바이러스다. 기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즉 ‘클로로퀸’ 성분이 코로나바이러스 증식 등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내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의미다.

김정기 고대 약학과 교수는 “해당 논문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의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해 분석한 것”이라며 “클로로퀸 성분의 항코로나바이러스 효과에는 과학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언급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말라리아 치료제의 신종 코로나 치료 효과에 긍정적인 모습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말라리아 치료제가) 신종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에이즈 치료제 효과가 밝혀지는 것과 동일한 단계”라고 전했다. 에이즈 치료제의 경우 이미 신종 코로나가 완치돼 퇴원한 2번 환자에 이어 전남대병원의 16번 환자에게도 투약하고 있어 향후 사용 빈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재갑 교수는 “대한감염학회와 대한항균요법학회가 공동으로 신종 코로나 환자 치료 논문을 리뷰하고 있어 2주일 정도 이후 관련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내에서 활발하게 관련 의약품 피라맥스정을 제조하는 신풍제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피라맥스정은 신풍제약이 개발한 국산 16호 신약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열 말라리아 및 삼일열 말라리아에 동시 치료가 가능한 복합제제다.

피라맥스정은 당초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을 겨냥해 개발을 진행한 신약이다. 이에 아프리카는 물론 동남아 시장 등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와 연관돼 주목된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에 관심을 두고 ‘말라클로’ 제품을 판매하다 10여년 전 제조를 중단한 후 현재는 피라맥스정에 주력하고 있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풍제약이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개발한 신약이 의외로 신종 코로나 사태로 빛을 보고 있다”며 “관련 학회가 말라리아 치료제의 신종 코로나 치료 효과를 발표하면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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