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산에 LCD 판가 상승·전세계 TV 수요 위축
TV 경쟁 심화로 수익성 급감…프리미엄 OLED TV 전략 관건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LG전자의 TV 사업 수익성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돌발 변수까지 안게 됐다. 감염증 확산 사태로 전 세계 TV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판가가 다시 오르면서 수요는 불확실한데 원가가 늘어나 사업 수익성에 타격이 예상된다. 수익 사업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경우 올 1분기까지 패널 증산이 미뤄지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7일 시장조사업체 분석을 종합하면 이달 중국 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량이 10~20% 감소하면서 판가 상승이 예상된다. 중국 우한 봉쇄령에 따라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공장 가동이 이달 중순까지 중단되면서다. 이달 공장 가동 조업일수만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해당 지역엔 BOE의 두 번째 10.5세대 LCD 공장 B17 등 주요 패널 제조사 공장이 위치해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라인 가동률을 조정하면서 국내 업계도 올초부터 LCD 판가 상승은 예상했다"면서도 "다만 신종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LCD 패널 판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LCD 공급 감소분이 수요 감소를 앞지르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소식은 그간 패널 값 하락세로 원가 절감 효과를 냈던 TV 제조업계엔 악재다.

최근 TV 사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LG전자도 표정이 어둡다. TV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LG전자 HE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유독 하락세를 보였다. 가격 경쟁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4분기 LG전자 HE사업본부는 매출 4조5905억원, 영업익 1100억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유사한 수준이나 영업익(2056억원)은 46.5%(956억원)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3년 4분기 중 최저 수준인 2.4%를 기록했다. HE사업본부의 매년 4분기 영업이익률은 2017년 7.0%, 2018년 4.6%로 지속적인 하락세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2017년 8.45%, 2018년 9.4%에서 지난해 6.1%로 고꾸라졌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환율 이슈와 함께 경쟁사의 QLED TV 가격 하락 압박 때문에 수익성이 급감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QLED TV는 삼성전자의 주력 모델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CE사업부 영업이익률은 6.4%로 집계됐다. 증권업계는 이 중 VD영상사업부 영업이익률을 약 7~8%로 추정한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LG전자 TV가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는 유로컵 및 올림픽을 기점으로 TV 사업 외형을 다시 끌어올릴 계획이다. 패널 판가 상승 소식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여기에 감염병 확산 이슈로 중국은 물론 전 세계 TV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감염병 확산 이슈로 하반기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시장 회복 효과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수익 사업인 OLED TV 증산 계획도 하반기로 미뤄졌다. OLED TV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 공장 양산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6개월 가까이 늦춰졌다. 신공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수율 저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OLED 양산 목표는 지난해의 2배 규모인 600만대 규모다. OLED 패널 공급을 독점하는 LG디스플레이가 공급량을 늘려야 LG전자도 TV 증산이 가능해진다. LG전자는 전체 TV 매출 중 OLED TV 비중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2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V 가격 경쟁이 심화하면서 LCD TV보다 수익성이 높은 OLED TV가 그나마 전체 수익성을 견인하는 모양새”라며 "OLED TV 사업에선 10% 내외의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계속 확산될 경우 이 같은 증산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광저우 OLED 패널 공장은 아직 중단 없이 테스트 가동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향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이에 따른 패널티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TV 패널 판가 상승에 패널업체는 한숨 돌리겠지만 세트업체는 판가 상승과 수요 위축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 사태는 근본적으로 단기적 이슈지만, 아직까진 정확한 전망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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