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개선 목표한 11번가, 지난해 연간 흑자 목표 달성···연말 프로모션 탓 4분기 영업손실 기록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3.3% 줄어···외형 성장 주춤 우려

11번가 2019년 연간 매출,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1번가 2019년 연간 매출, 영업이익 추이.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1번가가 2019년 연간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이로써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만이 흑자 기업이 됐다. 다만 극성수기인 4분기 매출이 같은해 1분기보다 줄어들면서 외형 감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커머스 포털을 지향하는 11번가에게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커머스 확대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전략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이유다. 

7일 SK텔레콤의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공개된 11번가의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517억원, 영업손실 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 1~3분기 동안 각 분기마다 43억원, 4억원, 3억원을 기록해온 11번가는 2019년 연간 기준 영업이익 1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도에 다짐했던 2019년 연간 흑자전환의 목표를 이룬 것이다. 특히 수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흑자를 이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1번가는 4분기 적자의 이유로 연말 프로모션 비용을 들었다. 11번가는 “십일절 등 연말 성수기 프로모션 진행의 영향으로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익을 141억 개선했다”면서 “연간 기준으로 18년 대비 약 692억의 손익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흑자 달성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매출 규모 감소는 여전히 과제다.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은 △1분기 1569억원 △2분기 1458억원 △3분기 1405억원 △4분기 1517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 594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대비 13.3% 줄어든 수치다. 커머스 업체들이 가장 힘을 주는 4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감소 했다. 11번가가 가장 힘을 주는 11월과 12월이 포함된 4분기 매출은 전년(1763억원) 대비 16.2% 줄었다. 

수익성 개선과 매출 감소라는 희비의 양가를 안고 있는 11번가의 2020년 목표는 지난해와 같다. 커머스 포터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11번가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2020년에는 검색기능 강화, 고객 참여기반의 커머스 서비스 본격 출시 등 ‘커머스 포털’ 전략을 통해 고객 트래픽을 높일 것”이라면서 “다양한 대형 제휴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외형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업황이 기존 오픈마켓에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나 포털을 지향하는 11번가에게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 확대는 부담이다. 네이버는 올해 기존 스마트스토어에 이어 브랜드스토어의 확장과 생필품 특가를 내세운 특가창고 등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역시 네이버를 쇼핑의 관문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11번가는 이날 SK텔레콤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파트너십을 확대해 차별적 상품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자들을 늘려 취급 상품수를 늘리겠다는 목표로 풀이된다. 이는 현재 네이버쇼핑과 쿠팡 등 국내 모든 이커머스 업체들이 힘을 주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11번가 관계자는 “네이버쇼핑은 이미 이커머스 1위이다. 우리는 네이버가 하지 않는 부분을 하면서 커머스 포털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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