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주자 카카오페이지, 기다리면 무료 성공으로 초반 주도권 잡아
후발주자 네이버 시리즈, 플랫폼 개편 등으로 빠르게 추격

자료=각사
자료=각사

국내 콘텐츠 시장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전문 자회사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의 연계로 빠르게 성장한 카카오페이지가 지끔까지는 우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다만 네이버도 콘텐츠 부문 투자 확대 및 시리즈 플랫폼 개편을 통해 카카오페이지를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과거 포털 유입을 위한 유인책으로 활용되던 웹툰이 이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차세대 먹거리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다. 국내 웹툰시장은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만화 속 세상’이 등장하며 시작됐다. 이어서 2004년 네이버가 ‘웹툰’ 탭을 네이버 포털에 추가하며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네이버웹툰’, ‘카카오페이지’라는 콘텐츠 전문 자회사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앱과 PC버전을 통해 현재 국내 시장 1위 업체로 떠오른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14년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을 선보이며 유료 콘텐츠 수익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카카오톡과의 연계로 빠르게 이용자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였다.

기다리면 무료는 이용자가 작품을 본 시점부터 일정 시간이 지나면 1회 차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 모델이다. 기다리면 무료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가 모바일게임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주는 것에 착안해 카카오페이지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다리면 무료 도입 이후 이용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매출과 가입자 모두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이용자들이 무료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매일 카카오페이지를 방문하게 되면서 고객 충성도 역시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 도입 이후 카카오페이지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2014년 180억원이던 매출은 2018년 1875억원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아울러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지난해 매출은 2300억원대다. 최근에는 웹툰·웹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도 선보이며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웹툰은 카카오페이지가 크게 성공하자, 지난 2018년 ‘네이버북스’를 사용자 맞춤형 기능과 편의성을 강화한 노블·코믹스 플랫폼 ‘시리즈’로 개편했다. 그동안 네이버북스의 경우 인기 만화, 장르소설, 웹툰, 웹소설 등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해 왔다.

특히 플랫폼 개편과 함께 ‘너에게만 무료’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너에게만 무료는 소비자의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서 추천한 뒤 1회차 이용권을 지급하는 모델이다. 특히 이용권을 누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네이버웹툰은 최근 완결 작품 일부에 ‘24시간마다 무료 ‘모델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성공 이후, 네이버웹툰이 해당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즈 역시 모바일앱과 PC버전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와의 차이점이라면, 시리즈는 웹툰·웹소설 전용의 시리즈앱과 동영상 콘텐츠 전용의 시리즈온앱으로 나뉜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 340억원을 기록했던 네이버웹툰의 매출은 2018년 72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네이버웹툰 매출을 15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치지만,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특히 네이버는 이달 중 네이버웹툰에 9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네이버웹툰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8만7570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각각 독자적인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어느 한쪽의 우위를 단정적으로 점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각 플랫폼의 독점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양쪽 플랫폼에 모두 접속해야만 한다. 특히 최근에는 두 업체 모두 웹툰·웹소설을 활용한 게임·드라마·영화 등 2차 콘텐츠 제작 경쟁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2차 콘텐츠 제작 경쟁을 통해 매출 순위가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플랫폼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이미 오래전부터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들이 매일 플랫폼을 방문하도록 만들었다. 반면 시리즈앱은 플랫폼 자체에 대한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IP가 자체가 매력적인 것들이 많아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 “향후 네이버웹툰은 영상화에 주력하면서, 원작 IP를 전시하는 방식으로 웹툰 등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페이지는 원작 IP와 더불어 유통 플랫폼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업체 모두 영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향후 승부는 영상쪽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