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사태에 반사이익 누리는 비트코인
미·이란 사태 때도 가상화폐 가격 급등
“향후 안전자산 가능성 有” vs “안전자산화하기엔 아직 불안정”

최근 두달 간 비트코인 시세 변화 그래프/자료=코인마켓캡
최근 두달 간 비트코인 시세 변화 그래프/자료=코인마켓캡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가상화폐(암호화폐)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면서 자산으로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기가 불안해지면 금값이 올라가듯 가상화폐도 이러한 추이가 반복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도 대두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내외 증시가 하락장을 맞이한 가운데 비트코인(BTC)이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통화 시황기업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이 9600달러를 돌파하며 전날 대비 4%가량 상승했다. 두 달 전 비트코인이 7433.14달러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30% 상승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12월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처음으로 발견된 이래 계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를 두고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상승세는 통상적으로 기성금융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을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미·이란 충돌 사태 당시에도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가 커짐에 따라 글로벌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금이나 원유 같은 안전자산 가치가 상승했다. 가상화폐 역시 이들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이란이 미국에 보복 공격을 개시한 7일(현지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8000달러를 돌파했다.

금융시장이 난세를 겪을 때 금 시세 차트와 가상화폐 가격 흐름이 매우 유사하게 나타나면서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향후 ‘디지털 금’으로서 안전자산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에선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화폐인 ‘리브라’ 발행을 추진하는가 하면 JP모건과 같은 대형 은행도 자체 디지털화폐 ‘JPM코인’을 내놓는 등 가상화폐를 도입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기성금융이 흔들릴 때마다 암호화폐는 대체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시세가 어느 정도 안정화 돼 있으며 대부분 국가에서 법정통화로 바꿀 수 있고 보관과 이동도 간편하다. 향후 가상화폐 시장이 더 활성화되면 가상화폐가 금과 비슷한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상화폐를 안전자산으로 논하기엔 어렵다는 의견도 여전히 많다.

한호현 한국전자서명포럼 의장은 “금은 각국의 중앙정부가 외환보유고의 일부로 실물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상화폐는 컴퓨터 기록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불안정성이 높다”며 “현재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고 이 때문에 자금세탁 등에 활용되다 보니 이런 규제 부재에 따라 대체 투자처로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으론 안전자산인 금과 비슷한 가격 상승세를 나타내는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명확해진다면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게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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