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품은 도시 중 이토록 겨울과 잘 어울리는 여행지가 있을까? 보자기 아티스트 이효재가 오감 만족을 찾아 떠난 동해안의 숨은 보석, 울진 여행기.

 

겨울의 울진은 풍성하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물론 빼곡히 우거진 소나무, 마음을 녹이는 온천은 매서운 추위에 더욱 그 빛을 발한다. 거기다 눈과 입이 즐거운 싱싱한 해산물과 인심 좋은 사람들의 온기까지. 울진의 겨울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다채롭다. 뻔한 여행지를 제하고 남은 선택지 중 망설임 없이 경상북도 울진군을 선택한 건 이효재 선생이었다.

국내 도시 중 울진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그녀는 그곳을 이렇게 정의했다.

“울진은 화투의 1월이에요. 일 년 열두 달 피고 지는 꽃과 동물이 그려진 화투에서 소나무와 학이 1월을 상징하는 이유가 뭐겠어요. 사시사철 푸르름과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때문이죠. 울진은 그런 도시예요.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생동감이 넘치죠. 시선을 두는 곳마다 펼쳐진 바다와 소나무가 이렇게 매력적인 도시는 없을 거예요.” 울진의 특산물을 전통 보자기로 포장해 우리 먹거리를 널리 알리고, 숨겨진 아름다운 소도시를 소개하기 위해 울진으로 향했다.

1 SBS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촬영지로, ‘하트 해변’ 조망이 가능한 ‘어부의 집’ 전경. 반대편으로는 곧게 뻗은 대나무숲과 우뚝 선 ‘죽변등대’를 볼 수 있다.
2 울진에서도 여유롭고 평화로운 바다로 손꼽히는 평해사구습지. 솔숲이 아름답다. 3 강화유리 위에서 바다 위를 걸어볼 수 있는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
4 어민들의 활기찬 기운과 싱싱한 수확물을 만끽할 수있는 죽변항.

 

울진이 좋은 이유

1 울진을 대표하는 명소, 불영사.<br>넓은 못에 부처의 형상이 비치는 장관을 마주할 수 있다. 2 그림 같은 산세와 고요한 분위기가 절경인 불영사계곡. 3 불영사 회주 일운 스님과 산책 중인 이효재 선생. 불영사 주변에도 오래된 소나무와 걷기 좋은 산책로가 많다. 4 사찰에서 스님들이 직접 담근 메주. 5 약 600년 동안 숱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거세고 세차게 자리 잡은 금강소나무숲길의 대왕소나무.<br>
1 울진을 대표하는 명소, 불영사.
넓은 못에 부처의 형상이 비치는 장관을 마주할 수 있다. 2 그림 같은 산세와 고요한 분위기가 절경인 불영사계곡. 3 불영사 회주 일운 스님과 산책 중인 이효재 선생. 불영사 주변에도 오래된 소나무와 걷기 좋은 산책로가 많다. 4 사찰에서 스님들이 직접 담근 메주. 5 약 600년 동안 숱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거세고 세차게 자리 잡은 금강소나무숲길의 대왕소나무.

서울 기준 자동차로 편도 4시간 거리. 울진은 가는 길부터가 관광 코스다. 국내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7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어느새 때 묻지 않은 울진의 바다가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동해안을 따라 길게 뻗은 울진의 지형 덕분에 울진은 어디서나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그 중 후포등기산공원 정상에서 바라보는 울진의 광대한 바다는 그야말로 절경이다. 등기산 정상에 오르면 하늘과 맞닿은 후포등대를 마주할 수있다. 등대가 없을 때부터 ‘등기’산은 낮에는 흰 깃발로, 밤에는 봉홧불로 어선들에게 지표를 알려주었는데 등기라는 이름도 그런 연유로 붙여졌다.

등대 아래에는 후포리 신석기 유적이 전시된 신석기 유적관이 있다. 후포리 신석기 유적은 유구와 유물 면에서 매우 독특한 성격을 보여주는데 1983년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의 후포항 동쪽에 접해 있는 등기산 꼭대기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 유적이다. 선석기 유적관까지 관람이끝났다면 본격적으로 바다 위를 걸어볼 시간. 후포등기산공원의 하이라이트인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국내 최대 길이 135m의 유리 구조물로 발 아래 아찔하지만 아름다운 코발트빛 파도를 내려다볼 수 있다. 스카이워크 전망대 끝에 설치된 선묘룡 조형물은 의상대사와 선묘 낭자의 일화를 모티브로 제작되어 ‘인생사진’을 남기고 싶은 이들의 좋은 포토존이 되고 있다. 좀 더한적한 바다를 보고 싶다면 평해사구습지 생태공원을 추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해안에서부터 차례대로 3개의 해안 사구열이 잘 보존 된 곳으로, 얼마 전 JTBC <캠핑클럽>에서 ‘핑클’이 한적하게 해수욕을 즐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주변에 현대식 관광 시설이 없어 무엇보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바다 조망이 가능한 평해사구습지 주변에는 아름드리 조성된 솔숲과 관동팔경으로 꼽히는 월송정 누각이 있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와 바다가 사방에 펼쳐질 때의 감동이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 관광을 안내한 해설사는 이곳을 두고 “울진의 숨은 명소”라고 귀띔하며, “많이 알려지지 않아 주말에도 프라이빗한 바다를 즐길 수 있다”고 추천했다. 울진의 바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장소는 ‘하트 해변’ 조망이 가능한 ‘어부의 집’이다. 어부의 집은 2004년 방영된 SBS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촬영지로 여전히 촬영 세트장이 남아 있어 방문객들을 맞는다. 집 뒤편 절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하트 모양의 해변이 압권인데, 잘게 부서지는 하얀 파도가 둥근 반원의 띠를 두르며 끊임없이 그려내는 ‘사랑 모양’이 꽤 낭만적이다.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곧게 뻗은 대나무숲 사이로 우뚝 선 하얀 ‘죽변등대’를 볼 수 있다.

어부의 집에서 등대로 이어지는 대나무숲길은 ‘용의 꿈길’로 불리는데 해안 암초 사이에서 용이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멀리 보였던 죽변등대에 비해 용의 꿈길은 그리 길지 않다. 10분 남짓한 트레킹으로 등대에 도착하면 능선을 따라 늘어선 대나무숲과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담긴다.

생동감 넘치는 해변의 모습을 만끽하고 싶다면 근처의 죽변항으로 이동해볼 것. 죽변항의 바다는 앞서 소개한 울진의 바다들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수평선에는 갈매기가 날고, 해안가에는 파도를 따라 넘실대는 배들이 즐비하며 어부들의 수확물이 해안을 따라 줄지어 늘어서, 그 경관이 꽤 알록달록 멋스럽게 느껴진다. 맛집이 많아 관광객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죽변항은 지난해 ‘제1회 죽변항 수산물 축제’를 개최해 주목을 받았다. 2019년 1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개최된 축제 기간에 무려 7만 명의 관광객이 죽변항을 찾아 울진의 바다를 만끽했다.

 

 

삼욕의 도시

이른바 ‘삼욕(온천욕·삼림욕·해수욕)의 도시’로 불리는 울진은 일석이조를 넘어 한 번에 세 가지 ‘힐링’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천축산 골짜기에 위치한 천년 고찰 불영사는 울진에서 누릴 수있는 최고의 삼림욕을 선사한다. 봉화 방향으로 36번 국도를 따라 태백산맥을 넘기 전에 나타나는 이 절은 고풍스러우면서 화려한 신라시대의 고찰로, 여성 스님들만 머무는 비구니 사찰이다.

1 복층 구조로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묵기에도 불편함이 없는 덕구온천호텔의 스위트 듀플렉스 룸. 2 응봉산을 바라보며 노천 온천을 즐길 수있는 야외 히노키탕. 3 자연 속에 위치한 덕구온천호텔과 콘도의 전경. 4 물소리, 바람 소리와 함께 티타임을 즐길 수있는 다예촌. 고수 보이차의 맛이 일품이다. 5 다예촌의 맑은 계곡과 빼곡한 소나무숲을 보며 힐링 중인 이효재 선생.

서편에 부처의 형상을 한 바위가 있어 그 그림자가 항상 못에 비치므로 불영사(佛影寺)라 불렀다. 비구니 절답게 차분하고 정갈하게 정돈된 사찰 풍경이 아름다워 종교를 떠나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도 손꼽힌다. 주차장에서 걸어서 20분, 불영사 입구까지 빼곡히 자리 잡은 소나무 숲길을 따라 편안하게 걷는 트레킹 코스도 일품이다. 피톤치드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며 걷다 보면 20억 년 전 만들어진 편마암이 그려내는 불영사 계곡을 마주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꼭 가봐야 할 곳 100선에도 선정될 만큼 장관인 이 계곡은 산세가 한눈에 보이는 두 곳의 전망대(불영정, 선유정)를 비롯해 의상대, 부처바위 등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스폿이 계곡 곳곳에 위치한다.

불영사에 도착해 경건하고 차분해지는 마음을 다스리며 회주 일운 스님의 새해 덕담까지 듣고 나니, 묵은 것은 비어지고 부족한 것은 채워진 기분이다.

울진 하면 소나무를 빼놓을 수 없지만 그중에서도 울진 사람들이 가장 추천하는 금강소나무는 ‘대왕소나무’다. 대왕소나무를 만나기 위해선 금강소나무숲길 중 4구간 대왕소나무길(왕복 10.48㎞)을 선택해야 한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로, 현존하는 금강소나무 원시림 보존 지역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 100% 예약제를 통해 하루 80여 명만 탐방할 수 있으며, 단독 산행이 불가하고 반드시 숲해설가의 안내하에 탐방이 가능하다.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1년 중 약 7개월 동안만 사람의 출입이 허락돼 예약을 위한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6개 구간 중 대왕소나무를 만날 수 있는 4구간은 가파르고 재가 높은 가장 고난도의 코스.

길이 험한 만큼 전문 산악인들이 즐겨 찾으며, 속도 조절과 쉬는 시간을 잘 활용해야만 안전한 산행이 가능하다. 정상에서 마주하는 대왕소나무는 그 절개가 유난히 웅장하고 압도적이다. 600년으로 추정되는 긴 시간 동안 숱한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곧고 굳게 자리 잡아온 가지들이 여전히 당당하게 하늘로 뻗어 있다. 눈보라 치는 역경 속에서도 변함없이 푸르름을 간직한 그 기상을 보며 간절히 소망하는 무언가에 대해 좋은 기운을 받아가는 것도 좋을 법하다.

한자리에서 삼림욕과 온천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응봉산 중턱 1만3,200m²(4,000여 평)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자연 용출 온천, 덕구온천은 43℃의 약알칼리성 온천수로 신경통, 관절염, 피부병, 근육통 등에 효과가 좋을 뿐 아니라 보디 마사지, 아쿠아포켓, 야외 선탠장, 재스민탕 등 다양한 스파 시설이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그중에서도 야외에서 사시사철 푸름을 잃지 않는 응봉산을 보며 즐기는 온천은 그 어떤 형용사로도 설명할 수 없는 힐링을 선사한다. 호텔 객실은 5가지 타입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복층과 히노키, 키즈룸 등 다양한 타입으로 구성된 콘도를 추천한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마음껏 울진의 푸르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다예촌은 울진 두천리에 위치한 나눔과 소통의 쉼터다. 프랜차이즈 카페에 익숙해진 도시인들에게 아직 생소한 이 공간은 쉼이 필요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굽이굽이 깊은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거대한 바위와 맑은 계곡물이 펼쳐진 한 모퉁이에서 울창한 소나무숲을 마주한 다예촌을 만날 수 있다. 통유리로 꾸며진 실내 공간에서 따뜻한 온기와 은은하게 채워진 찻잎 내음이 우리를 맞았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한 평 남짓한 다예촌 가득 울리는 찻주전자 소리와 만나 또 다른 경관을 이룬다. 소소한 울진의 추천 명소부터 별다를 것 없는 사람 사는 이야기들까지. 한 폭의 그림을 두고 이어진 티타임이 잊을 수 없는 휴식 시간으로 다가왔다.

 

 

 

1 신선한 수산물이 가득한 죽변수산물시장. 울진 상인들의 따뜻한 정과 인심을 느낄 수 있다. 이효재 선생은 직접 싱싱한 문어 한 마리를 구매하며 “귀중한 손님 접대에 울진 문어만 한 게 없다”고 추천했다. 2 후포리의 맛집 ‘왕돌수산’의 한 상. 울진 대게는 명성 그 이상의 맛을 선사한다. 싱싱한 모듬회와 매운탕도 추천 메뉴. 3
간장게장과 대게찜, 게살비빔밥등 모든 메뉴가 추천 메뉴인 ‘후포리 백년식당’의 백년게살물회. 추운 날씨에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오감으로 즐기는 울진

울진을 눈과 코로 즐겼다면 이제 입으로 즐길 차례다. 울진은 동쪽으로는 동해를, 서쪽으로는 봉화와 영양, 남쪽으로는 영덕을 끼고 있어 유난히 먹거리가 많은 도시다. 다양한 농수산물이 친환경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농수산물 가공품들도 친환경 제품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울진 하면 대게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울진 후포리의 맛집 ‘왕돌수산’은 울진의 싱싱한 해산물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자타 공인 추천 맛집이다. 특히 속살이 쫄깃하고 맛이 담백해 궁중에 진상되던 울진 대게와 울진 앞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모둠회는 왕돌수산의 으뜸 추천 메뉴. 그뿐만 아니라 게딱지밥, 물회, 매운탕까지 후포항의 바다 소리와 함께 울진의 진미를 풀코스로 즐길 수 있다. 동해안에서 어획량이 풍부하고 싱싱한 수산물이 많기로 유명한 죽변수산물시장은 해산물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한다. 죽변항이 고스란히 펼쳐진 바다에 위치해 고기잡이 배가 싣고 온 해산물을 실시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데, 인심 좋고 웃음 많은 울진 상인들의 따뜻한 정은 덤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침에 잡아 올린 생선을 회로 맛볼 수 있는 횟집도 즐비해 유난히 북적이는 분위기가 생기 있고 활기차게 느껴진다.

죽변수산물시장 바로 옆에 위치한 ‘돌섬식당’도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으로 손꼽힌다. 물곰국과 문어볶음, 복어탕, 대구탕 등을 맛볼 수있는 곳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물곰국 역시 처음 맛보는 이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일품이다. 흔히 물메기로 알고 있는 물곰은 물텀벙, 곰치로도 불리는데 서식지에 따라 생김새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맑게 끓이는 물메기탕은 흔히 볼 수 있지만 김치를 넣은 물곰국은 울진의 향토 음식으로 울진을 찾는다면 꼭 한 번 맛보길 권한다.

4 ‘돌섬식당’의 문어볶음. 울진의 향토 음식인 김치를 넣어 만든 물곰국도 있다.
5 3대째 이어온 울진의 전통 양조장 ‘울진술도가’. 지상 3층 규모의 현대식 첨단 공장과 100년간 쌓아온 3대 대표의 양조 철학을 엿볼 수 있다. 6 평범한 매화마을이 이현세의 만화 벽화로 특별해졌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기억하는 4050세대 여행객이라면 뜻깊은 추억의 여행을 즐길수 있다. 7 매화마을 이장님과 대화 중인 이효재 선생. ‘까치’가 그려진 벽화 덕분에 쉽게 공감대가 형성됐다.

 

울진의 붉은 대게를 이용해 만든 짭조름한 간장게장과 시원한 물회, 쫄깃한 대게찜이 별미인 ‘후포리 백년식당’도 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부터 게로 만든 각종 밑반찬이 일찌감치 사람들의 입맛을 훔친다.

게살크림고로케와 통게순두부찌개, 대게만두까지, 게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요리를 총망라했다. 식당 내부에는 신선한 해산물을 직접 확인할 수있는 수족관도 설치돼 볼거리를 더했다. 울진으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를 또 하나 꼽는다면, 그건 바로 ‘사람’이다. 푸짐한 고향 인심과 더불어 ‘사람 이야기’가 가득한 울진은 대도시에선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구수함을 지녔다. 그중에서도 울진군 매화면에 위치한 이현세 만화거리는 4050

세대라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만화가 이현세는 우리나라 만화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대표작으로는 1982년 인기를 모았던 <공포의 외인구단>과 2013년 출간된 <만화 삼국지>가 있다. 그는 울진 출생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도 그의 가족 일부가 이곳에 거주 중이다. 전국의 여러 곳에 우후죽순 벽화거리가 만들어졌지만 이곳은 만화를 모티브로 해 타지역의 벽화보다 색다른 느낌이다. 매화면사무소 입구부터 복지회관까지 담장을 끼고 총길이 250m에 50여 컷의 작품이 그려져 특별할 것 없던 울진의 작은 마을을 재탄생시켰다.

울진에만 있는 특별한 양조장도 추천 코스다. 금강송숲의 기운을 담아 3대째 이어져온 울진술도가는 1920년대 1대 홍종률 씨로부터 시작해 그의 둘째 아들 2대 홍순영 씨, 손자인 3대 홍시표 대표가 대를 잇는 100년 전통의 양조장이다. 산 깊고 물맛 좋기로 유명한 경북 울진에서 직접 만든 술을 맛본다는 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하루 최대 생산량 10톤의 제조시설을 갖춘 지상 3층 규모의 첨단 공장으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통 막걸리 구현’을 목표로 제조 환경 현대화에 힘쓴 노력을 곳곳에서 느낄 수있다. “아름다운 도시, 울진을 널리 알리기 위해 더 좋은 술을 만들겠다”는 3대 대표 홍시표 씨의 진심 어린 포부를 들으며 울진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울진 특산물, 효재를 만나다

“살아가다 보면 고마움을 전하고픈 이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아무리 정성껏 준비한 선물이라도 그들이 내게 보여준 예쁜 마음씨에는 미치지 못할 때가 있지요. 그럴 때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보자기로 포장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울진의 특산물들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선물이지만, ‘우리식 포장재’ 우리 보자기와 만나면 더욱 귀한 선물이 됩니다. 선물보다 포장재가 더 비싸지 않을까 걱정하지는 마세요.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아이템이니까요.”

 

1. 간장게장

쫄깃하고 속이 꽉 찬 울진 대게로 만든 간장게장. 적당한 시간 숙성해 게의 비린 맛은 잡고 바다의 풍미는 더했다. 신선한 국내산 재료와 감칠맛 나는 간장소스가 최상품의 울진 대게와 만나 별미를 이룬다.

고개 내민 꽃잎 매듭 보자기 싸는 법 1 보자기 위에 간장게장 병을 올린다. 2 네 귀를 야무지게 간장게장 병 위로 잡아 올린다. 3 한 손으로 네 귀를 잡고 다른 손으로 고무줄을 끼워 고정한다. 4 세 귀를 밖으로 펼쳐 다시 한 번 묶고, 한 귀는 아래로 내린다.

5 꽃받침 부분을 풍성하게 손으로 매만져 모양을 다듬는다. (노리개와 같은 장신구를 이용하면 더욱 화려한 보자기 포장이 완성된다.)

 

 

 

 

 

2. 고포돌미역

고포마을 해안은 지역 특성상 인근에서 민물이 유입되지 않아 맑고 깨끗한 청정 해역의 돌미역. 수심이 얕은 바위에서 자연적으로 성장한 미역만을 채취해 품질이 좋다. 건조된 고포미역은 색깔이 검푸른 것이 특징이며, 일찍이 그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고려 때부터 왕실에 진상됐다고 알려졌다.

나비 매듭 보자기 싸는 법 1 보자기 위에 고포돌미역 상자를 가로 방향으로 놓는다. 2 보자기의 아래 자락을 올려 상자를 덮는다. 3 위쪽 자락을 내려 상자를 덮는다. 4 양 끝 자락을 상자 위로 모아 묶는다. 5 매듭의 날개 부분을 예쁘게 다듬어 리본 모양으로 만든다.

 

 

 

 

3.해방풍

지난 2018년 울진군에서 발굴해 한국 맛의 방주 100선에 등재되는 등 약성과 맛이 뛰어나다고 전해지는 약초. 울진 바닷가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특유의 향미가 뛰어나다.

수국 매듭 보자기 싸는 법 1 보자기 위에 해방풍 박스를 올린다. 2 보자기 아래위 자락을 올려 윗면을 덮는다. 3 보자기의 양쪽 귀를 상자 위로 잡아 올린다. 4 잡아 올린 두 귀를 고무줄로 감는다. 5 위로 솟아오른 귀를 펼쳐 꽃잎처럼 모양을 잡아준다.

 

 

 

 

4. 매화전통쌀조청

울진 혹은 경북 지역에서 생산한 고품질의 쌀과 보리를 원료로 제조한 쌀조청. 천식과 기침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단맛이 강한 일반 조청과 달리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카라꽃 매듭 보자기 싸는 법 1 보자기 위에 쌀조청 병을 올린다. 2 마주 보는 두 귀를 잡아 병 위에서 묶는다. 3 다른 양쪽 귀를 매듭 아래로 넣어 엇갈리게 잡아 뺀다. 4 위 매듭의 날개를 동그랗게 말고 아래로 빠져나온 귀 중 하나로 감싸 반대편 아래쪽에 밀어 넣는다. 5 남은 귀를 카라꽃 모양으로 다듬어 펼쳐놓는다.

 

 

 

 

5. 미소생막걸리

깨끗한 지하 암반수와 엄선된 원료로 현대적인 위생 시설에서 정성을 더해 만드는 울진군의 막걸리. 다른 막걸리 제품과는 달리 본연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7%로 유지하고 있으며, 천연 탄산의 청량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노루귀 매듭 보자기 싸는 법 1 보자기 가운데에 막걸리 병을 세운다. 2 마주 보는 두 귀를 막걸리 병 머리 위로 잡아 올려 맞잡는다. 3 남은 양쪽 귀도 용기 위로 바짝 잡아 올려 한 손으로 감싸 쥔다. 4 뚜껑 아래에 고무줄로 감아 고정한다. 5 네 귀를 내려 고무줄로 다시 한 번 고정한다. 6 귀를 펼쳐 꽃잎처럼 모양을 잡아준다.

 

 

 

 

 

6. 매화장수쌀엿

친환경 오리농법으로 생산한 쌀과 울진 지역에서 재배한 보리를 싹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쌀엿으로, 치아에 붙지 않아 먹기 편하고 많이 먹어도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며 소화가 잘된다. 직사광선을 피해 냉장 보관하면 더욱 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만두꽃 매듭 보자기 싸는 법 1 마름모로 편 보자기 위에 쌀엿을 눕힌다. 2 보자기를 삼각형으로 접은 뒤 양쪽 모서리를 안으로 접는다. 3 쌀엿을 들어 네귀를 모은 뒤 고무줄로 고정한다. 4 귀들을 펼친 뒤 앞쪽의 귀 하나를 고무줄에 넣어 상단은 꽃처럼 펼치고 하단은 길게 내린다. 5 하나의 귀를 뒤집어 모은 뒤 나머지 세 귀는 고무줄 안으로 고정시킨다. (양면 보자기일 경우 더욱 예쁘다.)

 

우먼센스 2020년 01월호

https://www.smlounge.co.kr/woman

사진 이대원, 울진군 제공 참조 울진군 문화관광(uljin.go.kr/t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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