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영업이익 67% 감소한 1506억원···이커머스에 고객 빼앗기면서 실적부진 지속
이마트 롤모델 '월마트'는 여전히 성장가도 달려
'다시 월마트'로 눈길···"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협업, 위기에 강해"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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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넘게 떨어지면서 월마트의 성공비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마트는 월마트를 롤모델로 국내에 오프라인 마트를 개척, 승승장구하다 최근에는 극심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여전히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리는 월마트에 반해 비슷한 사업모델인 이마트의 추락을 보는 업계의 시선에 우려가 가득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매출은 지난해보다 10.7% 증가한 18조1680억원, 영업이익은 67.4% 감소한 1506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사상 처음 분기적자(299억원)를 기록하면서 형성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실제 어닝쇼크로 이어졌다.

이마트의 이 같은 실적부진은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급격한 성장세가 여러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대규모 투자금이 이커머스로 투입되면서 오프라인업계를 상대로 융단폭격에 가까운 무력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최첨단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당일‧새벽배송과 공격적인 판촉으로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이 쇼핑의 주도권을 쥐는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마트는 전문점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앞서 만물잡화상 ‘삐에로쇼핑’은 폐점을 결정했고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등도 수익성이 저조한 매장은 과감히 축소하기로 했다.

이마트의 추락과 달리 월마트가 여전히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미국 소매유통 시장은 온라인은 아마존, 오프라인은 월마트가 양분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월마트는 아마존의 급격한 성장에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곤 매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대, 아마존의 텃밭까지 공격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 대형마트의 미래를 다시 월마트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월마트는 온라인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낮은 부분을 역으로 이용, 온라인 주문 후 퇴근길에 상품을 찾아가는 ‘클릭앤콜랙트’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보란 듯이 ‘24시간’ 1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마존이 유기농 체인 ‘홀푸드’를 인수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신선식품의 온라인 구매율은 여전히 3% 수준이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SSG닷컴을 보유한 이마트가 향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선식품의 경우 식품안전에 대한 이슈가 발생하면 ‘온리 온라인’업체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국에 막강한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뒤를 받치고 있는 SSG닷컴의 경우 월마트처럼 위기에 비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쇼핑의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해서 오프라인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온라인은 분명 실력 발휘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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