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3.4% 오른 6조2843억원, 영업이익 9.3% 줄어든 4982억원
로드숍 약세 이어져···멀티브랜드숍 들어간 에스쁘아 강세
中 시장 노린 초고가 브랜드 시예누, LG생활건강 후 잡을지 주목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매출 6조2843억원과 영업이익 4982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매출은 3.4%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9.3% 줄었다. 그러나 해외 매출은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대해 국내 채널 성장(온라인, 멀티브랜드숍 등)과 해외 매출을 중심으로 3.4% 증가했으나, 해외 투자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은 9.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5% 증가한 1조5025억원, 영업이익은 281% 성장한 625억원을 기록했다.

설화수, 헤라, 라네즈, 아이오페 등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한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 오른 5조580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에서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하락하며 전년 대비 11% 감소한 4278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등 신규 채널의 고객 접점 확대로 주요 브랜드의 국내 매출이 확대됐지만 해외 사업의 신규 투자와 채널 확대,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5% 늘어난 3조5181억원,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3195억원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 확대와 브랜드별 핵심 카테고리 제품 강화, 온라인, 멀티브랜드숍 등 신규 채널의 고객 접점 확대 등이 호실적의 이유로 꼽힌다. 

반면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2조784억원, 영업이익은 49.7%나 줄어든 10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유럽 사업은 프랑스 내수 수요 저하로 24% 감소한 219억원을 기록했다. 

에스쁘아, 올리브영 입점 후 수익성 개선 

로드숍 브랜드의 부진도 계속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대형 로드숍인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5519억원, 영업이익은 22% 감소한 626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관광 상권 내 로드샵 매출과 면세 채널 매출이 하락했다. 

에뛰드 매출은 18% 감소한 1800억원, 손실은 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니스프리와 마찬가지로 주요 관광 상권 내 로드숍 매출이 부진한데다, 면세 채널에서도 약세를 보인 탓이다. 

에스쁘아는 매출이 11% 증가한 4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에스쁘아의 흑자전환 비결은 바로 멀티브랜드숍 입점이었다. 여기에서 멀티브랜드숍이란 올리브영과 같은 H&B스토어를 말한다. 에스쁘아는 현재 올리브영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에스쁘아와 같은 효과를 본 브랜드로는 에스트라도 있다. 에스트라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1111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655% 증가한 68억원을 기록했다. 에스트라는 각종 광고에서 올리브영 판매를 내세우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올리브영 입점의 파워를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모스프로페셔널은 매출이 1% 감소한 834억원, 영업이익이 2% 감소한 168억원이었다. 

◇ 시예누, '후' 잡을까 

2조원대 브랜드로 큰 후를 앞세운 LG생활건강도 여전한 부담이다. LG생활건강은 2019년 전년대비 매출이 13.9% 오른 7조685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6조2843억원)을 뛰어넘었다. 이같은 LG생활건강 전체 매출에서 음료사업부문 매출인 1조4514억원을 제외한 화장품+생활용품 부문 매출만 6조2340억원으로, 이 역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롯데면세점과 손잡고 최근 럭셔리 브랜드 시예누를 론칭했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단독 화장품 브랜드 '시예누(SIENU, 時姸露)'는 영지, 감초, 복령 등 효능 식물과 다이아몬드, 진주 등 보석 원료, 아모레퍼시픽 피부 과학 기술을 접목한 럭셔리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브랜드다. 후를 따라잡겠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 이미지=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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