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포스코 시대복·롯데 윤해식 영입
한양·극동, 대림산업 임원 투입···영업력 강화 차원
“신사업 대신 대기업 인재 영입해 기존 건설사업 집중”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 대형 건설사의 주택·토목분야 임원을 스카우트하는 바람이 일고 있다. 주택경기 부진과 해외시장 침체로 어느 때보다 건설사들의 경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대형 건설사 임원을 영입해 활로를 찾기 위함이다. 아울러 구조조정 등에 따른 인력 이동이 많은 지금이 인재 확보에 좋은 시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지난 3일 시대복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을 영입해 사장으로 선임했다. 시 사장은 포스코건설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며 건축사업본부장과 사업개발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아울러 신동아건설은 같은 날 토목사업담당 전무로 전 현대산업개발 상무보를 선임했다. 신동아건설은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 기간이던 지난해까지 토목사업담당 임원을 공석으로 둬 왔다. 이번 토목사업담당 임원 선임으로 토목 사업 수주 역량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동아건설의 외부 인사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9일에는 개발사업1본부장으로 ‘롯데맨’ 윤해식 전무를 영입했다. 윤 전무는 작년까지 롯데건설에서 30여년을 근무하며 주택개발 등 건축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해온 ‘영업통’이다. 신동아건설은 롯데건설에서 개발사업·건축영업 부문을 맡았던 윤 전무를 통해 수주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신동아건설의 연이은 외부 인사 영입 행보가 워크아웃 이후 재도약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신동아건설은 2010년 7월 유동성 압박 등에 의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을 체결하고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후 2014년까지 순손실을 기록하던 실적이 이듬해 순이익으로 전환됐고 이후 흑자기조가 이어지며 워크아웃을 졸업하기에 이르렀다.

‘한양수자인’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중견사 한양은 이기동 전 대림산업 주택사업실장을 주택개발사업본부 본부장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1991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주택사업팀장을 거쳐 자체사업, 민간도급사업과 도시정비사업 등 주택사업을 총괄하는 주택사업실장을 역임했다. 주택개발 영역에서 풍부한 경험과 영업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양이 주택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견사들이 주택 사업에 인적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본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건설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투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중견사들은 사업 유지·강화로 방향을 잡을 수밖에 없다”며 “아울러 건설경기가 침체된 지금이 대형사들의 우수 인력을 영입하기에 좋은 시기다”고 설명했다.

실제 극동건설은 대기업 임원을 영입한 이후 공공공사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인재영입전략이 성공을 거둔 모습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문정동 전 대림산업 건축영업실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문 사장은 1985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34년 동안 공공사업팀장, 공공사업영업담당 상무, 공공·민간건축영업담당 상무, 건축영업실장 전무 등을 역임하며 수주영업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과거 대림산업 수주영업 부문 임원 재직 당시 대형건설사 중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극동건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공부문 수주액이 2000억원을 넘겼다. 취임 넉 달 만에 2018년 연결 매출액(1978억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밖에도 극동건설은 이달부터 이일규 전 고려개발 상무를 극동건설 주택건축사업본부 부사장으로 섬임했다. 이 부사장 역시 고려개발 건축기술팀과 건축사업팀을 이끌며 공공부분 영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