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중반대 인상···손보업계 “손해율 잡기엔 역부족”
손보업계 ‘어닝쇼크’···업계 1위 삼성화재, 순익 40% 급감
“손해율 개선세 나타나지 않으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6개 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6개 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악화로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급락한 가운데 이번주부터 주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줄줄이 인상한다. 그러나 이번 인상폭은 당초 손보사들이 주장한 필요 인상률의 절반 수준이라 손보업계가 연내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KB손해보험이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이번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이 보험료 인상을 실시한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이날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3.3% 인상하며, 개인용 차량에 대해선 4.4% 인상한다. 현대해상도 같은 날 평균 3.5% 수준에서 보험료를 올리기로 했으며, DB손해보험도 3.4% 수준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단행한다. 앞서 지난 3일 한화손해보험은 평균 3.5%의 보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손보업계 빅4로(삼성·현대·DB·KB) 꼽히는 대형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상에 나서면서 이후 중소형 보험사도 줄줄이 인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 역시 이달 말 평균 2.5% 수준으로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계획이다.

연초 손보업계가 자동차보험료를 줄인상한 배경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지자 손보사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손해율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연초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또 한 번 이뤄진 것이다.

실제로 손보업계는 지난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급락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있다. 손보업계의 맏형 격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478억원으로 전년(1조707억원)보다 39.5% 급감했다. DB손보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8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9% 감소했다.

중소형 손보사들은 적자에 접어들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527억원을 기록하면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했으며, 한화손보도 지난해 69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손보사들 중에서 실적이 증가한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오는 6일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해상이나 KB손보도 실적 하락이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이번 인상폭은 원래 업계에서 요구했던 것보다 저조한 수준”이라며 “손해율 악화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인상을 진행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가마감 기준으로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삼성화재 100.1%, 현대해상 101.0%, DB손보 101.0%, KB손보 100.5% 등으로 대부분의 손보사가 100%를 웃돌았다. 전체 손보업계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적자 폭도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을 고려할 때 인상률이 적어도 7%는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연초 평균 3% 중반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에도 보험금 원가 상승분에 비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의 인상폭이라는 게 손보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업계에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내 두 번째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개선세가 나타나면 추가 인상할 명분이 없겠지만, 이번 금융당국과 합의로 결정된 3%대 인상폭으로 손해율이 잡힐 것 같진 않다”며 “이번 인상에도 자동차보험료의 손해율이 크게 호전되지 않는다면 지난해처럼 연내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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