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오는 9일까지 재택근무 권고···일부 지역은 외출 금지령 내려져
2차 감역 확산 막기 위해 대응···홍콩·마카오 비자 발급·출국도 중단 조치

중국 베이징 시내 한 쇼핑몰 모습. / 사진=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시내 한 쇼핑몰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하루가 다르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곳곳마다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줄어 활기를 잃고 적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춘절 연휴(중국 설)를 오는 9일까지로 전역에 공지하고, 2차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시민들의 외출 금지령을 내리고,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다만 춘절 연휴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탓에, 생계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4일 중국 베이징시정부는 “춘절 연휴는 1월23일부터 2월9일까지”라고 공지하면서, 이번주 주말이 연휴가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대다수의 인원이 귀경길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교통위원회는 주요 도시의 귀경 현황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 수준으로, 대부분 귀경객이 고향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의 중국 지역이 오는 9일까지 연휴 기간을 맞는 만큼, 귀경객들의 이동에 따른 2차 감염도 우려된다.

실제 대부분의 중국 지방정부가 오는 9일까지 사무실 출근을 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 그럼에도 현재 중국 춘절로 인해 보름 이상 일터가 멈춘 상황으로, 이번 주말부터 귀경하는 사람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도로 봉쇄는 물론, 출근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중국 시민들의 생계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거주 중인 동리우(26)씨는 “출근 금지령이 내려져서 사무실에서 서류를 가져와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며 “베이징 사람들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지만, 구하기조차 어려워 여러 차례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씨는 “가장 사람이 많을 때인 점심시간임에도 베이징 지하철, 열차 등엔 사람이 없다”며 “춘절 연휴가 끝나는 시점이 제일 고비라고 생각”이라고 했다.

중국 베이징에 거주 중인 리우안(24)씨는 “지금 은행 문이 다 닫혀 보일러세를 내지 못해 끊겼다”면서 “보일러가 가동이 되지 않아 뜨거운 물도 사용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리우씨는 “중학교도 17일날 온라인으로 개학식을 하기로 했고, 일부 기업은 오는 16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베이징 시민 야오친(25)씨는 “오늘 하루 베이징만 확진자가 24명이 더 늘었다”면서 “정부가 2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거의 업무 중단이 1달 정도 가까이 되고 있어 생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중국 베이징 열차, 지하철 역사 모습. / 사진=웨이보 갈무리
중국 베이징 열차, 지하철 역사 모습. / 사진=웨이보 갈무리

현재 중국 각 지역 지방정부는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재선(國際在線·CRI)에 따르면, 중국 교통운수부는 이번 주말부터 철도, 항공 등에 대한 통풍 및 소독 작업을 보다 엄격히하고, 교통 분야 위생 검역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발병지인 우한시와 후베이성으로 통하는 교통망에 대한 봉쇄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모든 역사의 출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해 발열자가 발견되면 즉시 현지 보건 부처로 이송키로 했다. 열차와 역사의 소독 및 통풍 강화는 물론,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역의 소독 횟수도 늘린다. 지방정부는 열차 내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 추적도 강화한다.

아울러 베이징을 비롯해 텐진, 청두, 란저우, 친황다오 등 15개 도시는 대중교통 이용을 줄이기 위해 차량 5부제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베이징과 뤄양은 오는 9일까지 5부제를 중단키로 했고, 나머지 도시들 대부분은 이달 말 또는 재개 시점을 아직 통보하지 않았다.

교통운수부는 “춘절이 시작되는 운송기간 수많은 사람이 밀집해 이동하면서 전염병 전파의 위험을 증가시켰고, 예방 통제로 힘들었다”면서 “춘절이 끝나는 기간에는 사람이 더 몰리는 만큼, 가급적이면 대중교통 수단 이용을 하지 말고 집에 있어 달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 중화인민공화국 출입국관리국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홍콩과 마카오 출국 금지령도 내렸다. 홍콩·마카오 지역과 인접한 심천 접경 지역을 봉쇄한 셈이다.

출입국 관리국은 “최근 전국 공안기관 출입국관리부서에 임시출입국 관리정책 조치에 따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홍콩·마카오 지역에 대한 왕래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출입국관리국은 춘절 연휴가 끝난 후 출근일부터 전국 공안기관 출입국 관리부서 접수를 일시 중단하고, 홍콩·마카오 방문에 대한 비자(단체여행, 개인여행, 심천 일주일행 포함) 발급을 금지한다고 했다.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 등 채널도 일시 중단된다.

이미 제출된 비자 발급 서류도 보류되며, 비자가 발급된 경우에도 임시출입국관리정책 조치에 따라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학업, 의료 등 긴급 상황이어도 홍콩·마카오에 갈 수 없다. 비자를 발급 신청한 이들이게 비용도 환불해주기로 했다.

출입국관리국은 “각 지역 공안기관 출입국관리 부서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 전파되는 것을 막는 데 힘 써달라”며 건강과 생명 안전을 위해 가급적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