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워크래프트 리포지드’ 10점 만점에 0.5점 혹평

자료=블리자드
자료=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IP)으로 국내 게임 시장에도 친숙한 북미 게임사 블리자드가 최근 위기에 빠졌다. 신작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출시한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마저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시리즈’ ‘디아블로 시리즈’ 등 유명 게임을 만들어낸 게임사다. 과거 블리자드는 이용자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게임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골수팬마저 등을 돌렸다.

업계는 블리자드가 ‘장인 정신’을 버리고 돈을 쫓기 시작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8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e스포츠 대회를 중지한 사건이다. 이른바 ‘돈이 되지 않는 게임’을 정리한 것이다.

아울러 블리자드가 매년 개최하는 게임 축제인 ‘블리즈컨 2018’에서는 디아블로 차기작으로 모바일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공개해 이용자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디아블로 IP 표절 의혹이 있었던 중국 게임사 넷이즈와의 합작 소식은 이용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결국 이는 주가 폭락으로까지 이어졌다.

이후 지난해 열린 ‘블리즈컨 2019’에서 PC 온라인게임 ‘디아블로4’를 공개하며 재기에 나섰지만 한번 돌아선 이용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작 게임마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를 출시했다. 해당 게임은 과거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던 ‘워크래프트3’의 그래픽 개선 버전이다. 그러나 출시 직후 이용자들의 혹평에 시달리며 ‘역대 최악의 게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게임 평점 종합 사이트 메타크리틱의 유저 평점은 10점 만점 기준 0.5점에 불과하다.

자료=메타크리틱 홈페이지 캡쳐
자료=메타크리틱 홈페이지 캡쳐

문제는 기존 흥행 게임들의 인기마저 시들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블리자드의 대표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의 전 세계 유료 이용자 수는 2010년 12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5년 3분기에는 550만명으로 조사됐다. 이후 블리자드는 2015년 4분기부터 와우의 유료 이용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와우 클래식’의 경우 출시 초반 흥행에 성공했으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인기가 시들해진 상태다.

‘오버워치’ 역시 신규 캐릭터 업데이트가 늦어지면서 다른 FPS 게임들에게 밀려난 상태다. 오버워치의 경우 지난해 8월 신규 영웅 ‘시그마’가 추가된 이후 6개월이 넘도록 신규 영웅이 추가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블리자드는 오는 3월 시작될 예정인 경쟁전 21시즌부터 일부 영웅을 금지하는 방식의 영웅 로테이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오버워치 유저들은 블리자드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한 오버워치 이용자는 “영웅이 100개가 넘는 것도 아니고, 달랑 31개뿐인 상황에서 이마저도 금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블리자드는 밸런스 등을 이유로 영웅을 금지하겠다고 말하지만, 이는 애초에 영웅 숫자가 너무 적어서 발생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블리자드를 있게 해준 핵심 개발자들이 줄줄이 퇴사한 상황에서 블리자드의 미래는 어둡다고 말한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지난 2018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이후, 신작 출시 지연 등으로 인해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향후 출시될 예정인 ‘오버워치2’와 ‘디아블로4’ 역시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블리자드의 부진한 실적을 얼마나 회복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블리자드는 이른바 ‘블빠’라고 불리는 충성스러운 유저들이 다수 존재했다.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굴지의 게임사로 성정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추세를 살펴보면, 블빠들마저 블리자드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이번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의 흥행 실패는 향후 블리자드에게 최악의 흑역사로 남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