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되면 영향 있어”

지난 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공항에 도착한 어린이들이 마스크에다 플라스틱 물병을 잘라 만든 얼굴 보호장치까지 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공항에 도착한 어린이들이 마스크에다 플라스틱 물병을 잘라 만든 얼굴 보호장치까지 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중국에 있는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스마트폰 생산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중국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중저가폰 위탁생산 공장이 있다. 당장 치명적인 스마트폰 생산에 큰 영향은 없지만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되면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비상인 가운데 정보기술(IT) 관련 생산 공장이 집결돼 있는 광동성도 영향권에 들어왔다. 광동성 선전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릴 만큼 IT 분야가 집약돼 있는 곳이다. 광둥성 인민정부에 따르면 광둥성 지역 춘절 연휴는 오는 9일까지 이어진다. 오는 10일부터는 정상 운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지방으로 떠났던 인력들이 다시 공장으로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주광저우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지난 2일 자정을 기준으로 광둥성에는 68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광둥성 내 선전시의 경우 189명이 감염 확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둥성은 성내 각급 당정 기관, 기업체, 사업체, 학교, 인민단체, 기타 고용업체 소속 인원 중 현재 후베이성에 머물고 사람은 당분간 광둥성에 돌아오지 않도록 지시했다. 또 성내 최근 14일이내 후베이를 다녀온 사람에 대해서는 각 사업단위에서 책임지고 이들을 자가 격리해 14일간 의학 관찰하도록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오늘도 관련 건으로 긴급회의를 했는데 광둥성에 생산 공장이 많지만 이들 직원은 광둥성 지역 출신이 아니라 지방에서 이주한 농민공이 많다”며 “이 많은 직원이 과연 10일에 복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전에 신종 코로나 감염증에 걸린 이가 많은 데다 교통의 요지인 후베이성을 거친 이들의 복귀가 불투명해 생산에 지연이 발생할 것”이라며 “전 세계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 전역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2개월 이상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그 영향도 전 세계적으로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위탁생산은 연간 생산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금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되더라도 연간 생산 물량은 금방 맞출 수 있다”며 “중국은 인력 운영 탄력성이 좋고 주 52시간제 등의 제도가 없기 때문에 4교대 등을 통해 물량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관망했다.

다만 “4~5개월 이상 공장 가동이 지속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력 기기인 플래그십폰은 아니지만 중저가 단말기들은 중국 업체에서 위탁생산을 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으로 주문자위탁설계(ODM)와 합작개발생산(JDM) 등 위탁생산 방식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이 장기화하면 타격이 적지 않으리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상황을 예단할 수 없어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중국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미치면서 대응을 마련하기도 마땅치 않아서다.

한편 지난 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신종 코로나 변수로 인해 기존 전망치보다 2% 감소해 약 3000만대가 덜 팔릴 것으로 전망됐다. SA는 “중국은 세계 스마트폰 제조의 70%를 책임지고 있어 글로벌 스마트폰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검역과 여행 제한으로 공장 운영이 지연되고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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