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신종 코로나 확산되자 1일 팰리세이드 생산라인 특근 취소
“사태 장기화될 경우 별다른 대응 방안 없어”

팰리세이드./사진=현대차
팰리세이드. / 사진=현대차

없어서 못 파는 차 ‘팰리세이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전망이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일 울산공장 팰리세이드 특근을 취소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에 들어가는 배선 부품인 ‘와이어링’ 공급이 원활치 않게 돼서다. 현대차에 와이어링을 납품하는 중국 현지 협력업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발생하며 생산을 중단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부품 재고는 이번 주 안으로 바닥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뿐 아니라, 한국GM·르노삼성 등 국내 다른 완성차업체에서도 이번 주까지를 한계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오는 4일부터 부품 수급 문제로 평택공장 가동을 1주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특근 취소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최고 인기 차종 중 하나로 지난해 노조와의 씨름 끝에 간신히 증산에 성공한 차다. 현재 팰리세이드는 고객이 계약을 하고도 인도받기까지 6개월 이상이 걸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올해부터 생산을 대폭 늘려가며 국내는 물론 북미 수출에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팰리세이드는 국내에서 5만2299대를 판매했으며, 북미에도 약 3만대를 수출해 흥행에 성공했다. 당초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연간 수요량을 2만5000대로 잡았으나, 예상보다 2배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이처럼 인기가 높은 팰리세이드의 생산을 축소한다는 것은 부품 수급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팰리세이드뿐 아니라, 다른 차종의 생산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부품 수급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다각적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달리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부품을 다른 공장에서 수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현대차뿐 아니라,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현 사태를 지켜보고 있을 뿐 해결책을 찾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와이어링 외에 다른 부품들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이 많아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완성차업계 전체에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오후 노사협의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한 회사 측 입장과 대책 방안을 듣고, 공장 가동 일정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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