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사업 부문 복귀 원하는 조현아···적자 사업 정리하자는 KCGI
KCGI, 과거 한진그룹 오너 리스크 언급하며 꾸준히 조현아 비판
업계에선 사전 합의와 별개로 “경영권 확보 후 갈등 불가피”관측
한 달 후로 다가온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지분 공동 보유에 합의했다. 2020년판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사전 합의가 있다 해도 경영권 확보 후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한진칼 공시에 따르면 KCGI가 대주주로 있는 그레이스홀딩스의 지분은 17.29%에서 32.06%로 변동됐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6.52%) 및 특수관계인(4.15%)과 우호 세력으로 평가받는 델타항공(10%), 카카오(1%)의 보유 지분을 합한 것보다 10%p 이상 높은 수치다.
업계에선 KCGI와 조 전 부사장이 손잡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실상 적이었던 양쪽이 힘을 합쳤기 때문인데, 업계에선 이를 놓고 반쪽짜리 동맹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목적이 다른 만큼, 향후 갈등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KCGI는 꾸준히 주주가치 제고를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한진그룹의 ‘경영 상황 개선’과 ‘오너 리스크 해소’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비판 내용 중 일부는 조 전 부사장과 연관된 내용이다.
지난해 1월21일 발표한 ‘KCGI,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 공개 제안’ 보고서엔 조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관련 대목이 나온다. 해당 보고서의 ‘KCGI가 바라보는 한진그룹 위기-낙후된 지배구조’ 부문을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대주주 일가 개인 차원의 비위행위”라는 언급 뒤에 ‘땅콩 회항 사태가 있었을 당시’라는 문장이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을 오너 리스크 중 하나로 판단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경영권 확보 후 호텔 사업 복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CGI는 호텔 사업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KCGI는 같은 보고서 ‘기업가치 제고방안’ 부문에서 “만성 적자를 기록 중인 ‘KAL호텔네트워크’와 ‘LA윌셔그랜드호텔’ 등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조 전 부사장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기 전 KAL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대한항공 호텔사업본부 본부장 등 호텔(관광) 사업을 담당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들은 한진그룹 수익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KAL호텔네트워크는 지난 2015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하기 시작해 2018년까지 꾸준히 적자를 냈다. 2018년까지 4년간 누적 적자액만 397억9375만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양측 및 반도건설이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기 전 호텔 사업 부문을 그룹에서 떼어내는 등 입장 차이를 좁혔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한 재계 관계자는 “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조원태를 끌어내리기 위한 사전 합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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