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사용료 비용 부담…수익성 제고 위해 자체 IP 개발

방준혁 넷마블 의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방준혁 넷마블 의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넷마블이 올해 자체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사활을 건다. 넷마블은 그동안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자체 IP가 부족해 실속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부터는 자체 IP 기반 게임을 강화해 수익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넷마블은 넥슨, 엔씨소프트 등 경쟁사와 달리 모바일게임만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게임사다. 최근 콘솔 시장 진출 등을 밝혔지만, 여전히 주력 게임은 모바일이다. 지난 2012년부터 사실상 모바일게임 전문 회사로 탈바꿈해 최근까지도 모바일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넷마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6237억원이다. 넥슨(2조1669억원)보다는 매출 규모가 떨어지지만, 엔씨(1조1674억원)보다는 높다. 국내 게임사 기준 매출 2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넷마블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1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넥슨(9668억원), 엔씨(3378억원)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오히려 중견 게임사라고 할 수 있는 크래프톤(1595억원)이나 펄어비스(1146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넷마블의 영업이익이 게임 빅3 가운데 가장 떨어지는 이유는 수수료와 IP 사용료 때문이다. 우선 넷마블은 모바일게임만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앱스토어 등 앱마켓에 결제 금액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PC 온라인게임은 수수료가 없다.

아울러 넷마블의 흥행 게임 대다수는 자체 IP가 아닌 타사 IP를 활용한 게임들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넷마블의 대표 흥행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의 경우 엔씨 IP를 활용해 만든 것이다. 정확한 IP 사용료는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앱마켓 수수료와 IP 사용료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다 보니, 매출은 높지만 영업이익은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넷마블은 올해부터 자체 IP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넥슨 매각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도 넥슨의 수많은 IP들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자체 IP 확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IP 사용료 때문만은 아니다. 같은 IP를 활용한 게임이 IP 홀더측에서 나올 경우, 자신들의 게임이 밀려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가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리니지2M’을 출시하자,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매출 순위가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RPG 장르가 대세로 자리잡은 국내 모바일시장 특성상, 유저층이 겹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밖에 없다.

A3 미디어 간담회 모습. / 사진=넷마블
A3 미디어 간담회 모습. /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최근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고 신작 모바일게임 ‘A3: 스틸얼라이브’ 출시일과 사전 등록일을 공개했다. A3: 스틸얼라이브는 지난 2002년 출시해 많은 사랑을 받은 넷마블 자체 IP PC온라인 RPG ‘A3’를 모바일 MMORPG로 재해석 한 게임이다. 배틀로얄 콘텐츠와 모바일 MMORPG 장르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게임은 오는 3월 출시될 예정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내부적으로 자체 IP를 통해 여러 게임을 개발 중”이라며 “넷마블의 IP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질 때마다 자체 IP를 활용한 신작 개발에 보다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새해 첫 대규모 미디어 간담회로 자체 IP인 A3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 자체 IP를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넷마블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권 대표가 단일 게임 미디어 행사에 직접 나온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넷마블에서 이번 게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넷마블은 A3 이외에도 자체 인기 IP인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게임 3종을 만들고 있다. 스톤에이지와 쿵야 IP를 활용한 게임들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넷마블은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모바일 MMORPG 장르와, 세븐나이츠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세븐나이츠2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올해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경우,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19에서 먼저 공개돼 유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넥슨, 엔씨 등 경쟁사들이 자신들의 인기 IP를 바탕으로 모바일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넷마블도 반짝 긴장하는 모습”이라며 “타사 인기 IP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 자체 IP를 확보해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사 IP 알리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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