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포화 상태···'집토끼' 지키는 전략으로 궤도 수정한 듯
CU, 재고 없는 '+1' 행사상품 ,30일 안에 수령 가능하도록 바꿔
여전히 미흡하다는 반응···대형마트는 '온라인단골등급제' 등으로 단골에게 풍성한 혜택

/그래픽=이다인
/ 그래픽=이다인

이커머스의 공세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다크호스인 편의점도 전략 수정에 나섰다. 단골 확보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편의점은 업체 간에 확연한 편차가 없어 단골 유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최근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편의점들은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나섰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기존 고객들을 지키는 마케팅으로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편의점 업계가 이른바 ‘집토끼’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먼저 CU는 ‘+1 증정’ 행사상품을 구매할 때 매장에 재고가 부족할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기로 했다. 현재 모든 편의점이 시행하고 있는 ‘+1’ 행사는 해당 매장에 재고가 부족하면 덤으로 주는 상품은 포기해야 한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꾸준히 올라왔다.

CU는 증정상품 쿠폰화 서비스를 다음 달 6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재고가 부족하면 다음 방문 때 행사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CU 멤버십 앱 ‘포켓CU’를 통해 30일 이내에는 언제든 가능하다. 증정 행사 대상 상품 매출이 비(非)행사 제품보다 평균 60% 이상 많다.

CU 관계자는 “+1 증정 행사상품 구매 때 근무자에게 ‘키핑’을 요청하고 포켓CU 내 원바코드(통합 바코드)를 제시한 후 결제하면 교환권이 쿠폰함에 발급된다”면서 “가맹점의 단골 고객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주류 소비가 가능한 19세 이상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단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와인클럽’을 선보였다. 와인클럽 회원이 되면 이달의 와인, 이마트24 와인 BEST 10 등을 구매할 때 1000원 페이백, 와인용품 최저가 등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이마트24가 한정된 연령층을 대상으로 단골 확보에 나선 이유는 편의점에서 와인을 구매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마트24가 지난해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간 대비 와인 매출 신장률이 207.3%로 나타났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단골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역시나 저성장에 허덕이고 있는 대형마트의 경우 기존 멤버십에 더해 별도로 온라인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단골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론칭한 ‘온라인단골등급제’의 경우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횟수나 금액에 따라 할인쿠폰 혜택을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마이홈플러스 멤버십을 론칭해 업계 평균보다 20배 높은 최대 2% 적립률을 제공하며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약 700만 회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단골 혜택까지 더해 충성 고객을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 채널이 다양하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치하는 게 새로운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며 “산토끼보다 집토끼를 지킨다는 전략을 취해야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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