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환자, 아내와 아들에 전파···딸은 검사 진행 중
전문가들 “3차 감염 가능성 충분히 있었다”···지역사회 전파 가능성 주목

검역 관계자들이 31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정부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우한 교민과 유학생들의 진단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검역 관계자들이 31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정부 전세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우한 교민과 유학생들의 진단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진정과 확산이 반복됐던 우한 폐렴의 2차 감염이 국내에서 발생한 데 이어 3차 감염도 확인됐다. 결국 국내에서 우한 폐렴 3차 감염이 발생한 만큼, 그 전파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31일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우한 폐렴 2차 감염자가 확인된 데 이어 3차 감염 사례도 발생했다. 질본이 지난 30일 발표한 국내 첫 2차 감염자는 3번 확진자와 접촉한 56세 한국인 남자다. 이 남자가 우한 폐렴 6번 확진자다. 그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의 한 유명식당에서 학교 동창인 3번 확진자, 다른 친구 1명과 함께 1시간 30분여 동안 식사했다. 

2차 감염은 감염병이 발생한 지역을 방문하지 않고 최초 감염자로부터 감염된 경우를 지칭한다. 반면 3차 감염은 2차 감염자로부터 감염된 사례를 말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굳이 엄격하게 말하면 기존 확진자들도 우한에 거주했거나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을 뿐, 보건당국이 일일이 따라다니지 않은 이상 1차 감염이나 2차 감염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다”면서 “하지만 우한을 방문하지 않았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명확히 확인된다면 2차 감염, 즉 사람 간 전파로 판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2차 감염에 이어 3차 감염도 확인됐다는 점이다. 질본은 6번 확진자의 가족 2명이 우한 폐렴 확진자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가족은 그의 아내와 아들이다. 최초 감염과 2차 감염도 중요하지만 3차 감염은 향후 우한 폐렴의 확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 사안으로 분석돼왔다.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으로 볼 수 있어 우한 폐렴 확산이 빨라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단순하게 같은 공간에 있다 하더라도 2m 이상 거리가 있으면 우한 폐렴 확진자의 침방울을 맞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3번 확진자와 6번 확진자처럼 학교 동창이어서 같이 식사를 하는 경우나 6번 확진자와 그의 아내, 아들처럼 가족인 경우에는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6번 확진자의 딸은 현재 검사 진행 중이다.  

이같은 우한 폐렴 3차 감염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발생 가능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전날 2차 감염이 확인된 것도 영향을 줬다. 이날 3차 감염이 확인되기 전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시사저널e와 인터뷰에서 “3차 감염 가능성은 충분히 있고 발열 증상이 있는 접촉자의 주변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3차 감염이 확인된 이상 누구도 지약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해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소 늦었지만 우한 폐렴 방역과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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