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근로자의 20% 외국인 근로자···이 중 80%가 중국인 근로자
건설사, 우한 폐렴 확산 방치 총력
“춘절 중국 방문 확인 시 격리 조치···인력 수급 문제는 아직”

건설현장에 중국에서 넘어온 근로자의 비중이 80%를 육박한 가운데 ‘우한 폐렴’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건설사들도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건설현장 근로자 중 중국인·조선족의 비중이 높아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 춘절 기간 전후로 근로자들이 고향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아 건설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격리 조치에 따라 건설현장에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설 연휴 이전부터 현장에 전염병 대응 매뉴얼을 정하고 고지했다. 근로자 가운데 중국 출입국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고, 발열이나 기침 등 대표 증상이 발견되는 즉시 작업 배제와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 연락해 격리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주요 건설사들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이유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상당수가 중국에서 건너온 근로자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건설협회가 한국이민학회에 의뢰해 발표한 ‘건설업 외국인력 실태 및 공급체계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건설업 종사 외국인 근로자는 22만6391명으로 전체 인력의 19.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조선족이 52.5%, 중국 한족이 26.4%, 기타 외국인이 17.1%를 구성하고 있다. 중국에서 온 근로자가 80%를 차지하는 셈이다. 불법으로 건설현장에 취업한 외국인근로자까지 포함하면 건설현장의 중국에서 온 근로자의 비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현장에서 우한 폐렴 감염자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지만 건설사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인 근로자들이 중국 춘절 기간(1월 24일~2월 2일) 동안 고향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한 폐렴의 잠복기는 최대 2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중국에서 다녀온 근로자를 격리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이 배제돼 건설현장 인력 수급에 문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현장은 적시에 인력이 투입되지 못하면 공사 중단 등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고 국내 인력은 임금 수준이 높아 경영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 건설업계는 아직까지 인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춘절에 중국에 다녀온 근로자들을 작업에서 제외시키고 있지만, 지금까지 현장 인력 수급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사들은 중국인이 근로자 비중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만큼 인력에서 무조건 배제하는 대신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우한 폐렴 확산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장별로 연휴 기간 중국 방문 사실은 물론 우한 지역 방문자 접촉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 GS건설은 전체 근로자 현장 출근 시 1일 1회 체온을 측정하고 현장 내 전체 집합교육은 지양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호반건설은 건설 현장인력에 대해 발열이나 기침 등 의심 증상 확인시 출근 전 현장사무소에 통보하게 하고 격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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