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의견 엇갈려···“2차 감염 가능성 있어 주시해야” vs “가능성 낮다, 준비돼 있어”

3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에서 포항시남구보건소와 포항공항 관계자가 신종 우한 폐렴 확산 우려에 따라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한 뒤 제주발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을 관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에서 포항시남구보건소와 포항공항 관계자가 신종 우한 폐렴 확산 우려에 따라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한 뒤 제주발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을 관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진정 추세를 보이는 우한 폐렴의 2차 감염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가능성이 있어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제기된다. 향후 1주에서 2주 정도가 우한 페렴 확산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30일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우한 폐렴 확진자는 총 4명으로 집계된다. 4명 중 국적에 관계 없이 1번 확진자부터 3번 확진자까지 3명은 우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반면 4번 확진자는 우한에 거주하지 않지만 우한을 방문했다가 우한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4명을 포함, 향후 추가 확인될 가능성이 있는 우한 폐렴 확진자들로부터 감염 즉 2차 감염 발생 여부다. 만약 2차 감염자가 발생된다면 우한 폐렴 확산 속도는 걷잡을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우한 폐렴 확진자 4명의 국내 접촉자는 총 387명이다. 질본이 파악하지 못한 접촉자도 있다고 가정할 경우 400명 안팎의 접촉자도 예상할 수 있다. 접촉자 중 만약 2차 감염자가 발생했다면 최장 2주로 파악되는 잠복기를 거쳐 확진자가 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1주에서 2주 정도가 2차 감염의 고비로 분석된다.

핵심인 우한 폐렴의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본과 독일에서 우한 폐렴 발원지로 추정되는 중국 우한을 방문하지 않은 2차 감염자가 나온 데 이어 대만에서도 최근 2차 감염이 발생했다.

일본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투어버스 기사가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독일에서는 중국에서 온 동료와 함께 워크숍에 참여했던 직장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만의 경우 우한 폐렴 확진자인 대만 여성이 자택에서 격리된 기간에 남편이 2차 감염됐다.

이같은 국제적 상황에서 우한 폐렴의 2차 감염 가능성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향후 2차 감염 환자가 생길 가능성은 있으며,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우한에서는 우한 폐렴 3, 4차 감염까지 생겼다”며 “처음에는 가족 간 제한적 감염 전파가 가능하다고 얘기했지만, 지금은 가족을 넘어선 감염도 우한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본과 독일, 베트남에서 중국 여행을 하지 않은 내국인들이 확진자와 접촉하면서 2차 감염이 생겼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생길 가능성이 여전히 있고 시간문제”라면서 “주시해야 하며 방역당국이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 폐렴의 2차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재갑 교수는 시사저널e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은 지난 2003년 발생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사스 당시에는 홍콩을 통해서 대량 환자가 발생했지만 현재 전 세계는 감염병 감시 시스템이 발달해있고 확진자의 주변 접촉자들을 파악해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과거와 달리 현재는 (감염병에 대한)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한 폐렴의 2차 감염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부분에 무게중심을 뒀다. 

질본도 혹시 모를 우한 폐렴 2차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대비하는 모습이다. 박혜경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팀장은 지난 29일 “(우한 폐렴) 2차 감염 가능성은 늘 있었다”며 “현재 중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들로부터 여러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국민들이 우한 폐렴에 대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며 “손 씻기와 마스크 등 기본적 예방법을 취한다면 2차 감염은 예상보다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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