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과 공항 간 거리 멀어져···일각에선 ‘민간공항’ 기능 잃을까 우려

대구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함께 옮겨 건설하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 공동후보지인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에 들어선다. /사진=연합뉴스
대구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함께 옮겨 건설하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 공동후보지인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에 들어선다. / 사진=연합뉴스

8년 동안 논의되고 3년 간 추진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군 공항+민간 공항) 이전이 현실화됐다. 결정 직후 일각에선 이전되는 위치를 근거로 ‘민간 공항’의 역할을 잃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대구를 거점으로 성장한 티웨이항공마저 발을 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29일 경북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을 통합신공항 이전 지역으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대구 군 공항 이전부지 주민투표 결과 및 군위군의 유치신청 관련 국방부 입장’ 자료를 내고 “법률 및 지역사회의 합의에 따라 정당하게 수립된 선정기준 및 절차와 그에 따른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해 향후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 비안·소보를 이전부지로 선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직후 업계 일각에선 대구공항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티웨이항공도 발을 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때 에어부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경쟁하듯 운항편을 늘리던 대구공항은 현재는 에어부산이 전면 철수를 밝히면서 제주항공(6개 노선)과 티웨이항공만 남아 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대구에서 17개 노선을 운항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와 시(市)가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더라도 수요가 줄면 노선을 줄이거나 철수하는 게 항공사의 사업 구조”라면서 “대구시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대구시 측은 국방부 발표 이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김진상 대구시 통합신공항추진본부장은 “국방부 발표는 현재까진 법적 효력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합신공항 이전으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이유는 ‘위치적 특성’ 때문이다. 현재 대구공항은 도심에 인접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동대구역 경부선과 대구국제공항 간 거리는 자동차 이용 시 3.27km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전되는 위치는 동대구역 기준 74.73km 떨어진 곳이다.

한 대구 시민은 “왜 민간공항까지 통합 이전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시끄럽긴 했지만 접근성은 만족스러웠는데 이전하게 되면 차라리 출발 시간대가 다양한 김해공항을 가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김해공항은 자동차 이용 시 동대구역에서 98.92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티웨이항공 측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공항 건설까진 시간이 남았다”면서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방부의 이전 결정 발표 이후 각 지자체의 입장은 갈리고 있다. 군위군은 국방부가 단독후보지(군위 우보) 신청을 무시하고 조율이 없는 상태에서 공동후보지로의 이전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성군은 국방부 방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