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부지매입·유명스타 입주로 이슈몰이 성공했지만 종부세 부담 커져
시행사 한남DS, 500억 이상 종부세 부담···고스란히 대신증권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조감도 / 사진=대신F&I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조감도 / 사진=대신F&I

 

대신증권의 부동산 시행 손자회사 한남DS가 부호들의 주택으로 이름난 나인원한남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청약 당시 성적도 우수한데다 유명 스타의 입주로 이슈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자사가 선택한 분양절차인 임대후 분양이 예상치 못한 종합부동산세 증가 부담을 유발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서다. 한남DS의 종부세 증가는 연결재무재표상 고스란히 대신증권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HUG 분양가 기준 피하려 택한 임대 후 분양이 보유세 증가 화살로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7월 분양을 한 나인원한남은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자는 모두 임차인 자격으로 들어왔다. 한남DS가 분양가 책정 과정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 결국 임대 후 분양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임대 후 분양을 하게 되면 추후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HUG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한남DS는 임차인들에게 4년 임대 후인 2023년 12월에 분양받을 때 시세 오름폭을 반영하지 않은 최초 약속한 분양가에 확정분양을 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 적잖은 현금부자들이 나인원한남으로 몰렸다. 서울시내 대부분 공동주택이 임대세대와 소형평형을 의무로 갖춰야 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전용면적 기준 최소 206㎡(구 75평)부터 공급한다. 바로 옆에 위치한 한남더힐에 견줄만한 상류층만의 주거단지라는 상징성을 갖게 됐다. 게다가 입지적 특성상 제 2종 일반거주지역에 고도제한이 있어 고층 건축물을 지을 순 없지만 75평 소유주 기준으로 대지지분이 62평이나 돼 부지 가치만 보고 관심을 갖는 이들도 다수였다. 임차인으로 거주하는 4년 동안 세대 당 약 2억 원 수준의 종합부동산세를 아낄 수 있다는 점도 흥행요소로 꼽혔다. 임차인들은 시세 반영을 안 한 과거에 머물러 있는 3.3㎡(평 당) 6000만 원 대에 분양받으면서 종부세에서도 자유롭고 임차인으로서 실거주한 기간이 인정돼 추후 분양받자마자 전매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전지현, 그룹 빅뱅 지드래곤, 장윤정 등 이름난 스타들이 입주하는 걸로 알려졌다.

◆손자회사 한남DS, 대신증권 실적 걸림돌 우려도

한남DS에게는 분양가를 높여 받기 위해 택한 임대 후 분양 마케팅으로 330여 세대를 모두 보유하게 된 점이 악재가 됐다. 자사가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하게 됐는데, 최근 들어 정부가 공시가 현실화를 비롯한 보유세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 측이 입주자 대신 떠안을 세금만 최소 5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마저도 현재 공시가격 기준이며 매년 공시가율 현실화로 추후 점진적으로 공시가격이 올라가며 부담도 커지는 게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남DS는 대신F&I의 자회사다. 또 대신F&I 대신증권의 100% 자회사다. 즉 한남DS는 대신증권의 손자회사가 되는 셈이다. 부동산 PF와 고난도 금융상품에 등에 대한 정부 규제 강화로 영업이 위축되며 실적 하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인원한남에서 발생한 손익까지도 고스란히 대신증권 회계에 연결로 잡히게 돼 당분간 대신증권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 시행업계 관계자는 “부지매입 당시 1조 원이 넘을 것이란 시장 전망과 달리 대신이 입찰최저가 수준인 6200억 원 대에 부지를 매입해 개발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달라진 부동산 규제 등으로 세금이 상당히 무겁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년 뒤 분양시점에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칠지 여부가 부담을 덜어주든 더해주든 결정짓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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