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할랄 때와 다르다”···‘비건’이 주목받는 이유
  • 유재철 기자(yjc@sisajournal-e.com)
  • 승인 2020.01.29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교적 색채 강한 '할랄푸드' 현재는 잠잠···비건인구 50만명, 메가 트렌드 될 조짐 보여
'착한 소비' 트렌드 맞춰 유통업계도 각종 상품 앞다퉈 선봬
/그래픽=이다인
/ 그래픽=이다인

비건(Vegan) 인구가 늘면서 유통업계가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현재의 비건 현상은 2~3년 전 ‘할랄푸드’ 때와는 다르다. 할랄푸드의 경우 종교적인 색채가 강해 중도에 그 힘을 잃은 반면, 비건은 메가 트렌드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 중 비건 인구로 추정되는 숫자는 약 50만명이다. 비건은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는 일반적인 채식과 달리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을 철저히 배제하는 엄격한 채식을 말한다.

비건인들은 상품의 식품표시사항을 제일 먼저 확인한다. 언뜻 보기엔 비건 식품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물성 물질과 꿀, 비타민D3등 동물성 성분이 포함된 식품이 많기 때문이다.

비건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충분히 고려해 상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착한 소비’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비건인들이 팜유(palm oil)를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팜유는 무분별한 재배 확대로 오래전부터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아 왔다. 팜유가 동물성 식품이 아니지만 오랑우탄 등의 서식지를 파괴해 환경에 미치는 약영향을 고려한 것이다.

업계는 비건이 단기 이슈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식물성 고기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0년 12억달러에서 2015년 18억달러, 올해 30억달러로 10년 사이 그 규모가 2.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비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비건인들이 특히 음식을 만드는 양념재료 등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계란 노른자가 들어가지 않은 순식물성 마요네즈까지 시장에 나왔다. 해당 마요네즈를 출시한 롯데마트의 PB팀은 식물성 대체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식품회사들도 상품 개발에 총력이다. 동원F&B는 미국의 식물성 고기 전문업체 비욘드미트의 제품을 들여왔고, 롯데푸드는 통밀 추출 단백질로 만든 식물성 고기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선보였다.

편의점에도 비건이 등장했다. CU는 업계 최초로 채식주의자를 위한 도시락과 버거 등을, 세븐일레븐은 식물성 고기로 만든 '언리미트 만두'를 각각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은 현미, 귀리, 견과류로 만든 100% 식물성 고기로 단백질 성형 압출 기술을 통해 고기의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비건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도 매년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롯데마트 몰은 고객이 온라인에서도 비건 상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570여가지의 비건 상품만 모아둔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비건은 할랄푸드가 인기를 끌었을 때와 다르다”면서 “단기적인 이슈가 아닌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재철 기자
유재철 기자
yjc@sisajournal-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