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내가 사는 도시에선 무엇이 유행할까. 베를린, 파리, 런던, 샌프란시스코, 뉴욕, 방콕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BERLIN• 친환경적인삶

 

지금 베를린은 덜 낭비하고, 덜훼손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적인 삶이 유행하고 있다. 친환경 식재료, 플라스틱 안 쓰기, 텃밭을 가꾸는 식당등 지금 베를린은 자연과 함께하는 미래 생활을 꾸리고 있다.

WORDS & PHOTOGRAPHY 서다희(여행 저널리스트, <넥스트 시티 가이드>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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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식탁으로 꿈꾸는 미래

공병보증제, 포장재 없는 슈퍼마켓, 인도어 파밍 설비를 갖춘 카페와 레스토랑, 자전거를 이용한 배달 서비스. 독일에서 시작한 것들로, 베를린에선 이미 일상이된 풍경이다.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에서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세계 트렌드를 앞서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식탁 위의 변화다. 친환경 식재료뿐만 아니라 푸드 시스템을 고민하는 식당들이 늘어나고 지속 가능한 음식과 관련한 제품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급성장 중이다. 베를리너는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최근엔 친환경적인 식단과 식탁을 꾸리는 다양한 워크숍, 모임이 부쩍 늘고 있다.

노 플라스틱! 제로 웨이스트!

유럽연합은 2021년부터 빨대, 컵, 접시 등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한다고 공표했다. 기업과 스타트업이 대안을 모색 중이다. 궁극의 대체제는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한다. 카페폼(Kaffee Form)은 커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모아 커피잔을 만든다. 베를린의 코워킹 스페이스 위워크와 협력해 커피 찌꺼기를 제공받는다. 몇달 전 개최한 ‘베를린 푸드 위크’에선 카카오 껍질로 만든 시식용 스푼을 만드는 스푼테이너블(Spoontainable)이 참여했다. ‘버리지 말고, 맛보라’는 슬로건을 내건 스푼테이너블의 스푼, 아이스크림 컵 등은 비건, 글루텐프리 제품이다. 베를린에는 세계 최초의 비건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도 있다. 프레아(Frea)는 식재료 공수와 요리 과정은 물론 인테리어 또한 재활용품을 사용할 정도로 꼼꼼히 신경 썼다. 맛 또한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스마트해진 도시 농부

도시 근교 텃밭이나 정원, 건물의 옥상뿐만이 아니다. 내 집 부엌과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에서도 채소를 직접 재배하는 ‘인도어 팜’이 각광받고 있다. 인도어 팜은 현대의 농업 시스템이 CO₂ 다량 배출하고 토양과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에 착안,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자 제안됐다. 베를린에서 최초로 인도어 파밍을 시작한 ‘인팜(Infarm)’이 대표적이다. 인팜의 수직형 식물 재배 컨테이너는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 식물 재배에 효율적인 환경을 제공하며 기존의 수평형 농장에 비해 95% 적은 물과 75% 적은 비료를 사용한다. 인팜 외에도 여러 푸드 테크 기업들이 가정용 인도어 팜 기기를 생산한다.

지속 가능한 ‘미래의 음식’ 발견

채식하는 이들이 부쩍 늘면서 콩 소비량과 더불어 수입량 또한 급증했다. 하와이안 건강식 ‘포케 볼’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참치는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제 나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의 건강도 고민해봐야 한다. 유기농 식품 박람회인 ‘넥스트 오가닉 베를린’, 독일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에데카(Edeka)에서 운영하는 ‘푸드 테크 캠퍼스’를 주목한다. 지속 가능한 지구와 식생활을 위해 다채로운 식재료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콩 대신 귀리, 오트밀, 코코넛 밀크 등을 사용하고 식물성 대체육, 해조류와 곤충 등을 이용한 식품을 소개한다.

 

 

 

•NEWYORK• 애완식물

 

식물을 사랑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뉴요커에게 식물 키우기를 권하는 브랜드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 브랜드, 식물을 대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WORDS 이종헌(여행 칼럼니스트) PHOTOGRAPHY 루티드(Rooted)

 

 

어느 날 뉴욕에 플랜트보이스가 등장했다. 새로운 보이 밴드 이름 같지만, 이들은 지금 뉴요커의 일상 대화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회사인 루티드(Rooted)를 공동 창업한 한국계 미국인 라이언 리와 케이 킴을 가리킨다.

루티드는 식물을 판다. 자신들이 살던 브루클린 아파트에서 식물을 팔기 시작했는데, 파티를 열고 지인을 초대해 식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잘 가꾸는 법을 알려주었다. 그때부터 그들은 알음알음 플랜트보이스로 불렸다. 이후 브루클린 그린포인트의 한 창고를 개조해 매장을 열었고, 1년 동안 큰 성장세를 보이며 맨해튼으로 진출했다. 차이나타운 중심부에 매장을 연 루티드는 뉴욕에서 가장 건강한 식물들을 판매한다. 루티드는 지금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뉴욕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식물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파트너 묘목장(원예장)에서 직접 기른 아름답고 건강한 식물을 소비자의 문앞에 보내고 있다. 물론 흙에 심은 식물 자체를 박스로 배송하기 때문에 아직은 시행착오도 겪는다. 기존 네모난 박스 포장에서 한 단계 진화한 화구통 모양의 패키지를 만들어 개선할 계획이다. 패키지는 화분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단순히 식물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집으로 배달하는 서비스일까? 루티드는 조금 특이하다. 직접 옷을 고르듯 상품 페이지의 사진과 설명들을 읽으며 원하는 식물을 골라도 좋지만, 몇 가지 질문을 통해 나에게 맞는 식물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식물을 길러본 경험이 있는지, 방에 햇빛은 얼마나 들어오는지 등에 대답을 하면 나에게 맞는 식물을 보여준다.

질문도 예사롭지 않은데, 방에 햇빛이 얼마나 들어오는가 하는 질문의 객관식 답에 ‘던전 수준’이라든가, 애완동물이 있는가 하는 질문의 답에는 ‘나 자신을 감당하기도 힘들다’라는 묘사도 루티드의 색을 보여주는 데 한몫하고 있다.

좋아하는 식물이 선정되면, 제인, 올리비아라는 이름의 식물들이 등장하는데, 마치 데이팅 앱을 연상시킨다. 루티드에서는 어려운 식물 종의 이름 대신, 식물 하나하나에 사람 이름을 붙이기 때문이다. ‘고무나무’인 피쿠스 엘라스티카(Ficus elastica)종은 레오(Leo)라는 이름으로, ‘기도하는 식물’이 별칭인 마란타 류코뉴라(Maranta leuconeura)종은 가브리엘(Gabriel)이라 부른다. 그리고 ‘가브리엘은 실비아와 함께 브라질 열대 지역에서 왔고, 달빛 아래에서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상세 설명도 남다르다. 얼마만큼의 햇빛이 필요한지, 얼마나 자주 목욕을 시켜줘야 하는지(물을 준다는 의미), 애완동물과 함께 살면 해로운지, 혼자 두고 긴여행을 다녀와도 되는지, 넷플릭스 구독 서비스만큼 신경을 안 써줘도 되는지 등 애완동물 입양하는 기분이들 정도다.

루티드는 식물 구입을 ‘감정적인 구매’와 ‘예술을 사는 것’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식물에게 이름과 성별을 부여하기를 권한다. 식물에게 인격과 개성을 입히고, 말을 걸어보라고 한다. 연구를 통해 식물과 나누는 좋은 대화가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하지만, 연관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루티드는 식물과 대화가 통했다고 스스로 믿는다면 킵고잉해보길 권한다. 이젠 식물과 사랑해도 된다.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BANKOK• 플리마켓의 계절

 

태국은 아직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취향이 예민한 방콕커들은 플리마켓에서 물건을 사고 판다. 이번 건기에도 다름없다.

WORDS&PHOTOGRAPHY 주이킴(여행 칼럼니스트)

 

 

방콕에는 세 계절이 있다, 비가 내리는 여름(우기 5~10월), 비가 안 내리는 여름(건기 11~2월), 미치도록 더운 여름(3~4월). 1년 내내 여름이기는 해도 방콕커들이 가장 사랑하는 계절인 건기가 시작되었다. 건기는 비교적 선선하고(29℃),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에 12월이 되면 주말마다 플리마켓이 열린다. 사실 방콕은 플리마켓을 사랑하는 도시다. 태국은 아직 온라인 쇼핑몰이 활성화되지 않아 개인 생산자가 물품을 팔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가 바로 플리마켓이기 때문이다. 태국 로컬 디자이너의 창의적이고 독특한 제품이나 빈티지 제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게다가 그규모와 분위기가 기대 이상이기에 이기간에 방콕을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플리마켓 방문을 꼭 추천한다.

그레이트 아웃도어 마켓

조그마한 항구였던 샌프란시스코의 피어(Pier)가 쇼핑센터로 바뀌고, 어촌 지역인 런던의 도크랜드(Dockland)가 새롭게 탈바꿈하는 것처럼, 방콕의 항만 시설이 있는 곳을 도크랜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그레이트 아웃도어 마켓을 기획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방콕의 항만 시설이 흉물스럽게 있는 선착장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티피텐트와 흰색 천막, 꼬마전구만으로 아름다운 플리마켓을 조성했고, 찾아가기에 매우 어려운 곳에서만 열리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비정기적으로 열리며 주로 건기에 활성화된다. 페이스북 thegreatoutdoormarket

 

윈터 마켓 페스트

일 년에 딱 한 번 겨울에만 열리는 플리마켓이 있다. 바로 윈터 마켓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즈음이면 윈터 마켓이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수쿰윗 소이 77번 안쪽 산 삼란(San Samran) 다리에서 열리는 윈터 마켓은 들어서는 순간 그 분위기에 완전히 매료되고 만다. 윈터 마켓에는 방콕의 잘 알려진 브랜드를 비롯해 작은 개인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참여하며, 다리를 건너가면 태국의 유명한 푸드트럭들이 주루룩 모여 있다. 또한쪽에서는 아트 워크숍과 가족을 위한 놀이 공간도 조성된다.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신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habitomall

메이드 바이 레거시

메이드 바이 레거시는 브루클린 스타일을 표방하는 빈티지 마켓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건기에 펼쳐진다. 빈티지를 주제로 열리는 시장이기에 방콕의 빈티지 숍들이 거의 모두 판매자로 참여한다. 방콕의 빈티지 셀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마켓이다. 방콕 사람들이 빈티지 감성에 얼마나 열광하는지 여기 오면 확인할 수 있다. 메이드 바이 레거시에선 소품부터 가구와 조명, 빈티지 의류와 신발 등 빈티지와 관련된 모든 제품군이 있다. 빈티지 팬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페이스북 MadeByLegacy

 

 

•LONDON• 자연에서 답을 찾는 런던 시민

 

녹색 갈증을 풀어주는 인도어 플랜트가 런던의 집과 사무실을 점령하고 있다.

WORDS 송수경(프리랜스 에디터) PHOTOGRAPHY 패치 런던

 

 

요즘 런더너들 사이에선 집과 사무실 곳곳을 식물로 꾸미는 것이 인기다. 주말이면 열리는 ‘컬럼비아 로드 플라워 마켓’이나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손쉽게 식물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전문적으로 공간에 적합한 식물을 찾아주는 컨설턴트를 자청하는 온라인 식물 숍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쇼핑몰에선 공간의 쓰임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식물 카테고리부터 식물에 어울리는 화분, 또 식물을 실내에서 키워본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을 위한 탁월한 식물 관리법까지 상세하고 친절한 팁을 제공한다.

꽃과 식물 협회에 따르면 영국의 실내 식물 시장은 22억 파운드의 가치로 꾸준한 상승세에 있고, 온라인 식물 숍 ‘패치 런던(Patch London)’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핵심 타깃인 20~30대의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와 소품으로 공간을 꾸미던 유행이 인도어 플랜트로 옮겨간 것은 ‘바이오필리아(Biophilia)’ 학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생명을 뜻하는 바이오와 사랑을 뜻하는 필리아의 합성어인 바이오필리아는 인간의 마음과 유전자에 자연에 대한 애착과 회귀 본능이 내재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식물이 현대인 삶의 균형을 찾아줄 거라는 얘기. 바이오필리아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개인이 머무는 공간에 식물을 두고 5초간 쳐다보는 것만으로 정신적 안정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달스턴에 위치한 런던 최초의 온·오프라인 선인장 가게 ‘프릭(Prick)’ 대표는 “식물은 어떤 공간이든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유일의 인테리어 요소이자 방법”이라고 얘기했다.

 

올해 ‘본 앤 홀링스워스 그룹’이 공개한 코워킹 플레이스 ‘더 가든 룸’ 역시 이러한 움직임의 일부다. 도심 속 작은 식물원처럼 다양한 종의 아름다운 나무와 꽃으로 꾸민 이 공간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런던 최초의 오아시스 같은 워킹 플레이스라는 수식어로 시민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정신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 또한 인도어 플랜트가 인기를 얻는 이유라고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실내 식물의 이점은 잎과 뿌리의 탁월한 호흡 작용으로 공기 정화 효과를 볼 수있다는 것. 인간이 식물을 통해 얻을수 있는 유익함이라면 스트레스 해소 효과, 근로 환경의 생산성 증가를 꼽을수 있다. 혈압 저하, 호흡 개선, 두통 및피로 감소 등 식물의 치유 효과는 매우 많다.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아주 잠깐, 식물을 보살핀다면 불안과 스트레스에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SAN FRANCISCO• 셀프 케어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의 스마트한 셀프 케어법.

WORDS 김나희(프리랜스 에디터)

 

샌프란시스코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만큼 새로운 음식이나 운동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다시 찾아온 새해,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이다. 작년보다 더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자신을 다독이고 단련하는 데 집중하는 것.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목받는 스마트한 건강 관리법을 모았다.

밀레니얼이 열광하는 명상 앱 캄(Calm)

미국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하는 건강 트렌드 중 하나는 명상이다. 애플 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순위만 봐도 명상과 수면에 관련된 서비스들이 상위를 차지한다. 명상과 이를 통한 숙면을 돕는 앱 ‘캄(Calm)’의 목표는 세상을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 현대인을 괴롭히는 스트레스, 불안감, 불면증, 우울증 등 정신 건강과 관련된 문제 해결을 도울 다양한 명상 훈련법, 음악, 이야기 등을 제공한다. 캄에서 제작한 ‘숙면 미스트(Sleep Mist)’나 ‘그래비티 블랭킷(The Gravity Blanket)’도큰 인기다. 특히 그래비티 블랭킷은 이름처럼 체중의 10% 정도 무게로 몸을 눌러주는 극세사 소재 이불로 캄의 서비스와 함께 이용하기 좋다.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분비를 증가시키고 코티솔 분비량을 감소시켜 수면유도제 같은 약의 도움 없이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있다.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 펠로톤(Peloton)

집세가 월급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주거 비용이 높은 샌프란시스코. 그렇다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지상정 아닌가. 올해는 퍼스널 트레이닝이나 부티크 스튜디오의 요가 대신 비용을 줄이면서 높은 효과를 낼수 있는 홈트레이닝을 즐기는 사람들이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 설정에 따라 피트니스 루틴을 계획해주면서 하우투(How-to) 비디오를 시청할 수있는 앱도 늘어나는 추세.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펠로톤(Peloton)’은 실내용 사이클과 트레드밀을 판매하는 회사다. 왜 넷플릭스냐 하면, 펠로톤은 기계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에 연결된 스크린을 통해 스트리밍 클래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매달 구독료를 지불하면 유명한 피트니스 강사들의 클래스를 들으며 운동하고 맞춤 코치의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이용자 간의 커뮤니티도 활발해 동기 부여 면에서는 최고. 펠로톤은 사이클과 트레드밀 없이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과 요가, 부트캠프 그리고 명상 같은 운동의 디지털 구독 클래스도 제공하는데, 구독자가 10만 명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식물식 레시피 앱 포크스 오버 나이브스(Fork over Knives)

자연 식물식이라고도 불리는 이 식단은 비건과는 약간 다르지만, 신선한 원재료를 사용하고 가공되거나 정제된 식품은 제한하는 식물성 기반의 식생활을 일컫는다. 동물성 제품의 섭취를 최소화하고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등 ‘땅에서 자라는’ 식품을 주식으로 한 채식 지향주의자라고 할수 있다. 자연 식물식에 대한 미국의 소매 판매 지수는 지난해에 비해 11%나 증가했으며 시장 규모가 약 4.5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프랜차이즈 슈퍼마켓에서도 육류를 대체한 음식이 흔히 보이고, 슈퍼푸드와 채식 기반의 식문화가 자리 잡았다. 한국 음식 또한 큰 인기다. 건강한 식습관에서 이어지는 체중 감소는 덤이다. ‘포크스 오버 나이브스(Fork over Knives)’는 검증된 셰프들이 제공하는 자연 식물식 레시피를 4백 개 이상 볼 수 있는 앱. 따라 하기 쉽고 매주 업데이트돼 새로운 레시피를 시도하기 좋다. 자취생이 많은 샌프란시스코는 ‘귀차니즘’ 기질이 강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안성맞춤인 ‘포크스 밀 플래너(Forks Meal Planner)’ 서비스는 팀 셰프들이 개인에 맞춘 5일치의 식단을 큐레이팅해준다. 요리 시간도 30분 이내인 레시피에 장 볼목록도 미리 설정하고 일정이나 양에 맞게 제공하니 이렇게 간편할 수가 없다.

 

 

•PARIS• 파리의 스칸디나비아

 

파리에는 카페가 밤하늘 별만큼 많다. 최근에는 북유럽 스타일의 카페들이 생겨나고 있다. 젊은 파리지앵과 외국인의 발길이 북유럽 카페로 향하고 있다.

WORDS&PHOTOGRAPHY 신창용(포토그래퍼)

 

헤밍웨이나 피카소가 즐겨 찾던 유서 깊고 세계적으로 유명해 가격도 제법 비싼 카페부터 동네 사람들이 부담 없이 모이는 작은 카페까지. 파리 어디를 가든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조간신문을 읽으며 커피와 크루아상으로 아침을 시작할 정도로 파리에서 카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파리 시민의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 한 잔 가격과 바게트 하나의 가격을 물가의 척도로 삼을 정도다. 파리의 카페는 점심에는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고, 저녁에는 와인이나 맥주, 칵테일을 즐기는 바(Bar)로 변신한다. 영업시간도 이른 아침부터 새벽 1, 2시 정도로 길고, 직원은 2교대로 근무한다.

거의 모든 카페에는 카운터와 실내석, 테라스석을 마련하고, 카운터는 특히 자릿세를 받지 않아 음식을 제외한 모든 음료의 가격이 자리에 앉아서 마시는 것보다 50% 정도 저렴하다.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도 간단한 핑거푸드부터 햄버거나 갖가지 샐러드에 등심 스테이크까지 참 다양하다.

최근 파리에는 새로운 모양의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북유럽 스타일의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로, 규모도 일반적인 카페보다 작고, 영업시간도 짧아 오후 5시에 문을 닫기도 한다. 주로 커피나 생과일 주스 등의 음료와 쿠키, 스콘, 베이글과 같이 간단한 주전부리를 중심으로 판매한다. 이따금 샐러드를 파는 곳도 있고, 주말에는 선데이 브런치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카페들은 모든 음식을 프랑스어로 ‘페 메종(Fait maison)’이라고 부른다. 손수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걸 기본으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는 곳도 많다. 몇 년 전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직접 만든 음식이라고 팔았던 메뉴들이 사실은 공장에서 제조한 것으로,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음식을 파는 카페와 식당을 고발한 적이 있다. 미식의 나라라고 자부하는 프랑스에서도 대한민국과 같이 손수 만든 음식, ‘페 메종’은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북유럽 스타일 카페들은 와이파이는 기본이고, 또 무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대개 젊은이들이 노트북을 들고 와일을 하거나 웹서핑을 하며 커피와 케이크, 샐러드로 간단히 요기를 하기도 한다. 직원도 대부분이 젊고 친절하며, 북유럽이나 영국 출신도 종종 있어 영어도잘 통한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관광객이 들르기에 부담이 없다.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파리 카페의 종업원과 비교하면 천사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주로 북유럽 젊은이가 많이 사는 동네를 중심으로 파리 곳곳에 하나둘 생겨나고 있는 이런 형태의 카페는 특히 환경문제와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에 대해 이전보다 민감해진 젊은 파리지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파리의 불친절에 지친 관광객이나 파리 거주 외국인에겐 작은 오아시스 같은 쉼터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레나 2020년 01월호

https://www.smlounge.co.kr/arena

EDITOR 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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