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지난해 국토부 제재로 LCC 중 유일하게 중국 운수권 배분 못 받아
LCC업계, 지난해 악재에 올해 ‘우한 폐렴’ 겹치며 실적 직격탄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인한 국적항공사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최근 중국으로 눈을 돌린 저비용항공사(LCC)가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다만 국토교통부 제재로 중국 운수권을 확보하지 못한 진에어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전날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에어서울이 보유한 중국 노선 전부를 운휴하는 것이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도 일부 중국 노선 운휴에 들어간다. 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다른 LCC도 중국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각 항공사가 모두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지만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 진에어는 LCC 중 유일하게 지난해 5월 진행된 중국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됐다. 2018년 여름부터 국토부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제재가 진행되고 있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타격을 적게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진에어는 현재 이전에 확보한 중국 2개 노선(제주~상하이, 제주~시안)만을 운항 중이다. 매출 규모가 가장 작은 에어서울도 2개 중국 노선(인천~장자제, 인천~린이)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LCC가 일본 불매운동 이후 중국 노선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계획을 세웠지만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에어서울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알짜 중국 노선’ 인천~장자제를 중심으로 반등을 노렸으나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인천 진출 및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삼은 에어부산은 인천발 6개 노선 중 절반이 중국 노선이다. 현재는 운항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역시 신규 취항을 목표로 하던 인천~우한 노선을 지난 21일부로 중단했다.

금융권에선 LCC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적자로 예상하고 있다. 유류비 상승, 일본 불매운동, 홍콩 시위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시장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CC의 적자는 12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상장사인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만 집계한 실적이다.

문제는 올해 1분기다. 지난해 악재 중 어느 하나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LCC 주요 수익 창출 노선인 중국에 문제가 생기면서 올해 실적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LCC는 생존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LCC가 문제 해결을 위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선 항공사들이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방법 외엔 해법이 없다. 수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데미지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달리 보면 진에어는 전화위복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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