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액 5538억원으로 18년 만에 최고치···2020년 모태펀드 역대 최대 예산

2019년 벤처투자액 및 2018년 엔젤투자액. (중소벤처기업부)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2019년 벤처투자액 및 2018년 엔젤투자액. / 출처=중소벤처기업부,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지난해 벤처투자액이 4조2777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엔젤투자액도 5000억원대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태펀드가 확대되고 제2벤처붐이 마중물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기부는 올해에도 모태펀드를 2조원 가까이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19년 벤처투자 및 2018년 엔젤투자 실적과 함께 올해 모태펀드 출자계획을 발표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2019년 벤처투자는 4조2777억원으로, 2018년 3조4249억원 대비 25% 증가하며 역대 최초로 4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3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매년 조단위 숫자가 바뀔 정도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7년(2조3803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8배 증가했다. 2018년 엔젤투자도 553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18년간 깨지지 않았던 제1벤처붐 시절의 2000년도 엔젤투자액 5493억원을 드디어 돌파했다.

중기부는 벤처투자가 증가한 것은 제2벤처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벤처투자 4조2777억원 중 순수 민간펀드로부터 투자된 금액 1조4768억원이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추세도 증가하고 있다.

엔젤투자가 증가한 것은 2018년부터 시행된 소득공제 확대 등 세제 혜택의 변화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변경된 소득공제 내용을 살펴보면, 엔젤투자액에 대해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기존 15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확대됐으며, 투자액 3000만원에서 5000만원에 대한 소득공제율도 50%에서 70%로 확대됐다.

또 전문엔젤과 액셀러레이터 등 전문 투자가 그룹이 늘면서 개인투자조합의 결성 및 투자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기부는 올해 벤처투자 주요 성과로 ▲미국‧이스라엘‧중국과 함께 벤처투자 4대 강국으로 도약 ▲벤처투자 기업수와 기업당 투자규모 모두 증가 ▲4차 산업혁명 분야 투자 증가 ▲개인 벤처펀드 참여 급증을 꼽았다.

지난해 벤처펀드는 4조1105억원이 결성됐으며, 전년 4조8208억원)과 비교하면 14.7%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4조원 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10월까지는 결성액이 전년보다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금융기관, 연기금 등 기관출자자의 펀드참여가 감소하면서 11~12월 두달 간의 결성액이 2018년보다 줄어들었다.

한편 중기부는 올해도 벤처투자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기부가 자체적으로 벤처캐피탈 10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벤처투자는 4조6000억원 수준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중기부는 올해 모태펀드 출자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 모태펀드는 최대로 편성한 예산 8000억원과 회수재원을 합해 총 9000억원을 출자하고, 이를 기반으로 1조9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될 예정이다.

출자 분야는 창업단계 뿐만 아니라, 후속 도약단계를 모두 포함한다. 출자재원의 절반 이상인 5200억원(58%)을 출자해 9200억원 규모 펀드로 창업초기, 청년창업, 지방, 여성 등 스타트업 육성에 지원한다.

올해 성장세를 보이는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으로 도약하도록 스케일업 영역에서의 투자를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나머지 3800억원을 투입해 9500억원 규모의 도약(Jump-Up)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도약 단계는 특히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BIG3(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성장단계로 진입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1단계와 유니콘으로 본격 도약하는 기업을 위한 2단계로 나누어진다. 1단계는 펀드당 700억~800억원 규모로 7000억원을 조성하고, 2단계는 펀드당 1200억~1500억원 이상 대형 규모로 2500억원 이상 조성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벤처투자의 열기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모태펀드 출자에 이어 K-유니콘 프로젝트와 엔젤투자 활성화 대책을 준비 중”이라며 “2월에 열리는 K유니콘 프로젝트는 국내 유니콘 후보기업군을 집중 발굴하고 육성해 K-유니콘 서포터즈 등을 통해 투자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어 “최근 되살아난 엔젤투자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엔젤투자 활성화 대책도 3월 중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 대책에는 전문엔젤 육성과 액셀러레이터 고도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이라며 “지난 1월 9일 국회를 통과한 벤처투자촉진법의 하위법령도 조속히 제정해 벤처투자 생태계의 제도적 기반을 다지겠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19년 벤처투자 실적 및 2020년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19년 벤처투자 실적 및 2020년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