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 이하 아파트 투자 늘어···중랑구, 매매거래 절반이 외지인

지난해 12월 지방 ‘큰손’들의 전국 단위 아파트 투자 열기가 역대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지방의 ‘큰손’들이 서울 아파트 매입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12·16부동산대책을 통해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자 비강남권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자신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에 아파트를 산 ‘관할시도외’ 거래는 2만2241건으로 직전월(1만4838건)보다 49.9% 늘었다. 이는 2006년 11월(2만6655건) 이후 13년 1개월 만에 최고치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이다.

서울은 외지인이 매입한 아파트가 5407건으로 2006년 11월(1만1421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그간 강남3구에 집중되던 상경투자는 서울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중랑구는 지난해 12월 거래된 아파트 544건 중 절반에 가까운 49.4%(269건)가 외지인이 매수한 물량이다.

이외에도 ▲영등포구 29.3% ▲노원구 29.0% ▲도봉구 28.2% ▲관악구 29.3% 등으로 집계돼 통상 외지인 거래가 활발한 송파구(28.8%), 강남구(25.4%) 등을 웃돌았다. 강남권 고가 주택에 대한 정부의 대출규제가 이어지자 비강남 지역 9억원 미만 아파트로 투자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9억 이하 아파트들은 12·16 대책 풍선효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구로구가 1.25%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고 양천구 1.22%, 노원구 1.12%, 강동구 1.11%, 동대문구 1.10%, 중구 1.07% 등이 1%대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어 동작구와 마포구가 각각 0.96%, 0.94%를 기록하며 1%대 상승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밖에 눈에 띄는 점은 지방 큰손들의 투자 행렬이 서울에 한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방 거주자가 지난 한 달간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있는 아파트를 매입한 건은 1만6834건으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시·도별로는 세종이 전체 거래량 1869건 중 외지인 매입 비중이 46.2%(863건)으로 가장 높았고 충북(42.0%), 충남(28.4%), 광주(28.4%), 경북(22.9%) 등이 뒤를 이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위적인 정부의 규제로 인해 시장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현재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어 갭 투자가 가능한 만큼 총선 전까지 당분간 이 같은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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