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산에 LCC 타격 불가피함에도 ‘안전’에 중점···에어서울 이어 이스타항공도 중국 일부 노선 운휴키로 내부 결정
국제선 전 노선 승무원 마스크 착용 허용한 LCC···대한항공, 아시아나는 검토 단계
실적 악화는 불가피···LCC에게 직격탄 될 듯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공항을 거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공항을 거닐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항공사들이 짧게는 6년, 길게는 18년 만에 전염병 리스크를 마주했다. 당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일각에선 예방 조치 수준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항공사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우한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지난 24일 운휴됐다. 중국 당국이 24일 자로 우한 공항의 모든 국내·국제 항공편에 대한 운항 불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후 에어서울은 중국 전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고 이스타항공은 중국 일부 노선 운휴를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나머지 LCC(저비용항공사)들 역시 중국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항공사들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확산되자 즉시 중국 노선을 예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이전에 발권이 이뤄진 모든 중국 노선을 대상으로 환불 수수료 면제를 진행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이달 및 다음 달에 출발하는 항공편의 취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업계에선 사스(SARS)와 메르스(MERS) 사태를 겪었기에 선제적 조치에 나설 수 있었다는 평을 내놓는다. 다만 탑승객들과 승무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한다. 양대 항공사로 불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에 한해서만 승무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허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오전 기준 LCC 6개 항공사는 전 노선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양대 항공사로 불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대만·홍콩 노선에서만 기내 승무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한다. 기내에 탑승하는 한 승무원은 “승무원은 승객이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면서 “승객 역시 승무원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은 양쪽을 위한 필수 예방 조치”라고 말했다.

승무원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요구하는 청원글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사진=국민청원 갈무리
승무원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요구하는 청원글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 사진=국민청원 갈무리

양대 항공사 관계자들은 전 노선 마스크 착용에 대해 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전 노선 마스크 착용 허용 조치 문제는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역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권에선 우한 폐렴으로 인한 항공사들의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사스 발생 이후 한국과 중국을 오간 여객은 급감했다. 2003년 양국을 오간 여객은 245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20만명가량 감소했다.

메르스 역시 항공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메르스 발생 이후 국내 방문 여객 수요는 급감했다. 이에 항공사의 적자폭은 확대됐다. 2015년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49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적자폭은 1000억원 늘어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년과 비교해 1800억원의 적자가 더해지면서 61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번 전염병 리스크는 특히 일본 불매운동 이후 중국·홍콩·대만 노선에 집중한 LCC에게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LCC들은 실적보다 안전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에어서울은 28일 오전 중국 전 노선(장자제, 린이) 운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스타항공 역시 장자제 등 일부 중국 노선 운휴를 내부 회의를 통해 이날 오전 결정했다. 에어부산 등 다른 LCC 역시 중국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장자제 등 일부 중국 노선을 대상으로 운휴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03년 사스 확산 이후 인천공항 기준 국제선 여객 수송은 그해 3월에 9.7%, 4월에 37%, 5월에 38%, 6월에 19%가 전년보다 감소했다”면서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약 2개월 정도 여객 감소세가 확대하고, 이 기간 주가는 급락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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