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의 감염성을 최초로 예측한 것은 AI 스타트업
ICT기술의 의료·헬스케어 분야 적용 위한 노력에 속도 더해야

최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으로 인해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과의 왕래가 활발한 우리나라 역시 확진 환자가 속속 확인되기 시작하며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우한 폐렴의 집단 감염 가능성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초로 예측해 낸 캐나다의 한 스타트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우한 폐렴의 집단 감염 피해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캐나다의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인 ‘블루닷’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질병 경고 시스템이다. 이들은 1월 초 무렵에서야 우한 폐렴에 대해 언급한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보다 더 빠른 작년 12월 31일 고객사들에게 이미 질병의 창궐을 경고했다.

특히 블루닷은 전세계 항공 데이터와 뉴스 데이터 등을 통해서 질병의 확산 경로를 예측했는데, 가장 먼저 확산될 것으로 지목된 도시에는 서울도 포함돼 있다. 그리고 실제로 서울에서도 발병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014년 창업한 이 회사는 과거에도 남아메리카 지역의 지카 바이러스 발발 지역을 정확하게 예측한 바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 예측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한 구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왔다. 이러한 사례들이 모든 감염병 창궐을 예측할 수 있을 지 여부는 결과론적 해석이겠지만, 선제적인 대응을 통한 감염병 예방 노력은 아무리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자해도 지나치지 않다. ICT기술을 활용한 좀 더 적극적이고 새로운 질병 대응 방식이 필요한 이유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의료분야에 활용하는 것은 비단 감염병 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른 질병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에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 의료계가 사용하던 표준 프로세스가 커버하지 못하는 위험 요소까지 고려해 환자의 질병 발병을 예측하고, 예측 정확도에서 좋은 성과를 낸 연구결과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의료현장에서 ICT기술과 융합된 진단 기법을 당장 적용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규제 정비와 함께 수많은 질병의 종류와 다양한 환자들의 신체적 특성을 반영한 기술의 고도화가 진행돼야 서서히 적용될 수 있고,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영역인 만큼 신중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인들의 국가간 이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고, 인구가 증가하며, 대부분의 인구가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이미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좀 더 전향적이고 열린 시각으로 의료, 헬스케어 분야에서 ICT 기술을 통해 혁신을 도모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미뤄선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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