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건설사 분양가 놓고 이견 팽팽
대우건설, 올해 주택공급 계획에서 제외

경기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일대 전경 /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알짜 단지로 불리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의 분양 일정이 새해 들어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분양가 책정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사 간의 힘겨루기가 여전한 탓이다. 일부 건설사의 경우 올해 주택공급 계획에서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을 제외하는 등 상황은 한 치 앞을 볼 수 없게 됐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공급 계획에서 과천 분양 물량을 모두 제외했다. 과천시와의 분양가 줄다리기가 수개월째 지속되면서 정확한 공급 일정을 가늠할 수 없어서다. 현재 대우건설이 과천시에 분양 예정인 물량은 과천지식정보타운 4개 지구, 1000가구 가량이다.

현재 대우건설이 과천시와 분양가 협상을 하고 있는 곳은 과천지식정보타운 S6블록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504가구)다. 3.3㎡당 분양가 2600만원을 요구하는 대우건설과 2205만원을 고수하는 과천시 간에 의견차가 좁혀지질 않고 있다. 과천시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앞서 정한 분양가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대우건설은 그동안 투입된 비용을 고려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의 분양가가 다른 3개 블록의 분양가 책정 시 기준이 될 수 있는 만큼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은 임대 후 분양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8년간 임대 후 일반분양하면 심사 없이 분양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이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S9블록에서 공급하는 ‘과천제이드자이’(647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분양가 책정을 놓고 양측의 이견이 여전하다. 이 단지의 경우 토지는 LH가 제공하고 GS건설이 자본 출자·설계·시공에 나서는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아파트다. GS건설과 LH는 당초 과천제이드자이의 3.3㎡당 분양가를 2400만~250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첫 분양 주자로 나선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가 예상 분양가보다 훨씬 낮은 2200만원대에 책정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과천지식정보타운 12개 블록 중 6개 블록이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같은 민간 분양인 만큼 다른 단지들도 분양 일정이 줄줄이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과천시에서는 지난 7월 대우건설의 ‘과천 푸르지오 써밋’을 끝으로 6개월째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면 자칫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가를 너무 낮추고 내년에 한꺼번에 풀리게 되면 또다시 ‘로또 분양’ 논란을 불러 청약 경쟁률만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건설사의 사업 위축으로 인한 공급 감소로 주변 아파트 가격을 자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