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 유전자 분석 결과 학술지 게재···식재료로 뱀 파는 우한 시장 진원설 재확인
질본 “동물 접촉 피하고 시장·의료기관 방문도 금지” 당부···아픈 사람과 접촉도 자제 요청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수산물도매시장 앞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한 상인이 당국 허가를 받아 자신 가게에 잠시 들어가 놓고 나온 물건을 챙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화난수산물도매시장 앞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한 상인이 당국 허가를 받아 자신 가게에 잠시 들어가 놓고 나온 물건을 챙기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에 확산되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한 폐렴이 뱀을 먹는 식습관 때문에 발병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같은 지적은 일견 타당성 있다는 분석이다. 보건당국도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야생동물이나 가금류 접촉을 피하고 시장 방문도 금지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23일 과학 정보포털인 ‘유레카 얼러트’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대와 광시대, 닝보대 의료진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의 숙주로 뱀이 유력하다는 결론이 포함된 논문을 국제학술지인 바이러스학저널에 게재했다. 

이 논문은 “진화학적 분석에서 나온 결과를 보면 뱀이 2019-nCoV의 야생동물 병원소일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논문은 “우리의 진화 분석에서 얻은 새로운 정보가 2019-nCoV로 인한 폐렴 발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레카 얼러트는 조류인플루엔자부터 에볼라, 지카에 이르기까지 지구촌에서 전염병이 확산하면 그 근원을 파악하는 게 보건정책 마련을 위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진은 그동안 우한 폐렴 감염자들은 해산물 도매시장에서 해산물, 박쥐, 뱀 등 야생동물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진은 2019-nCoV 유전자를 분석하고 이를 다채로운 지역과 숙주에서 추출한 다른 바이러스와 비교해 우한 폐렴이 뱀에게서 왔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발병 진원으로 거론되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해산물 도매시장을 주목했다. 신화통신은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해 우한 해산물 도매시장이 폐쇄되기 전까지 그곳에서 뱀이 식재료로 팔렸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우한 해산물 도매시장이 우한 폐렴이 걸린 환자 대다수와 연관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같은 분석은 지난 2003년 창궐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도 비교돼 주목된다. 사스의 경우 당시 박쥐가 확산 원인으로 분석됐었다. 물론 이번 우한 폐렴도 박쥐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가오 푸 중국 질병관리본부장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한의 한 해산물 시장에서 팔린 박쥐로부터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우한시의 해산물 도매시장에서 판매하던 뱀이나 박쥐가 우한 폐렴의 발생 원인이라는 분석이 현지 학자들과 관료들 증언으로 일부 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분석의 타당성을 확인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도 국민들의 위생 철저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후베이성 우한시 등 중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가금류나 야생동물 등 동물과 접촉을 피하고 시장방문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의료기관 방문도 자제해달라는 당부다.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통한 감염이 실제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집계된다.

질본은 중국에서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아픈 사람과 접촉을 피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마스크 쓰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질본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관 방문 시 중국 우한시 방문 여부 등 해외 여행력을 의료진에 알리고 상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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