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두고도 대형마트·백화점 주가 상승 못해
코스피서 유통업종 시총 전년 대비 6%↓
이마트 실적 악화 등으로 주가, 올해 들어 8% 하락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매장에 세일 안내문이 걸려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의 주가가 설 명절 대목에도 힘을 못 쓰고 주저앉았다. 유통업종 작년 4분기 실적이 국내 경기불황에 따라 악화될 우려가 커지면서 명절로 인한 매출 증가 기대감도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KRX산업분류 중 코스피의 유통업 65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66조96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7% 감소했다. 이에 유통업종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5.10%에서 4.51%로 줄었다. 

대표적인 유통주 이마트의 주가 하락이 전체 유통업종 가운데 가장 컸다. 이마트 주가는 지난 2년 동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장중 13만8000원까지 오르면서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올해 들어 다시 11만8500원(1월22일 기준)까지 떨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이마트 주가는 설 명절을 두고서도 8% 이상 떨어졌다. 
 
이마트는 현재 실적 악화에 빠져있다. 지난해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직원들의 성과급을 최대 45%까지 삭감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 영업적자(299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0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9%나 감소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작년 4분기 실적은 당사 및 시장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매출액은 4조90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1%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356억원으로 42% 감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작년 4분기 이마트는 비용 절감 및 효율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데도 영업이익 감소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마트의 최근 2개월 주가 추이. / 사진=키움증권 HTS

이마트 외 유통업체 주가도 설 특수를 못 누리는 분위기다.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 20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4% 이상 떨어졌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올해 들어서 1% 이상 떨어졌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만 각각 2.5%, 1.2%가량 올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4.1% 감소했고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27.6% 줄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109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신세계만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이 작년 국내 소비심리가 나빠진 영향에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면 올해부터는 거시 지표가 개선되면서 이들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는 경기 부진과 온라인 경쟁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프로모션 영향으로 매출이 일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올해 소비 경기의 강한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회가 있다는 판단과 지난해 내수 소비 기업들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작용했던 비용 요인들(인건비 증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등)이 올해 다소 해소되면서 (주가가)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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