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홈플러스-GS프레시와 손잡고 당일배송 키우기
GS프레시 당일배송 매출 전년 대비 43% 늘어

11번가가 당일배송(D+0) 키우기에 나섰다. 쿠팡처럼 직매입한 제품들을 익일배송(D+1) 하는 게 아닌 홈플러스나 GS프레시 등 제휴업체와 손잡고 배송하는 방식이다. 당일배송은 익일배송+새벽배송을 모두 진행하는 쿠팡이 유일하게 하지 않는 만큼, 여타 업체들이 파이를 키울 여지가 남아있는 분야기도 하다. 이는 11번가가 당일배송 확대를 내 건 이유로 읽힌다. 

실제로 11번가와 GS프레시가 손잡고 진행하는 당일배송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성장했다. 지난해 배송 트렌드였던 익일배송과 새벽배송에 이어 당일배송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11번가는 최근 홈플러스와 GS프레시의 마트 상품을 당일 배송 받을 수 있는 ‘오늘장보기’ 서비스를 오픈했다. 기존에 운영돼 온 ‘당일배송관’을 새단장한 것으로, 쉽게 말해 당일배송 서비스다. 계란, 두부, 우유, 채소, 육류, 수산물 등 당일 배송이 필요한 신선식품을 비롯해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홈플러스와 GS프레시의 총 3만7000여 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11번가가 리뉴얼한 오늘장보기 서비스. /사진=11번가
11번가가 리뉴얼한 오늘장보기 서비스. / 사진=11번가

실제 11번가 앱에 들어가면 상단에 위치한 오늘장보기 탭이 눈에 띈다. 포착이 쉬운만큼 방문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11번가는 오늘장보기 탭을 상단으로 끌어올리는 등 UX(사용자경험)를 개선했다. 당일배송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주소만 입력하면 홈플러스와 GS프레시 중 어떤 업체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GS프레시는 오전 9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배송을 진행한다. 이 중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해 주문하면, 해당 제품을 오늘 내로 받아볼 수 있다. 기자가 전날 오후 4시에 GS프레시를 통해 주문한 생수는 같은날 밤 10시에 도착했다. 새벽배송이나 익일배송이었다면 1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당일배송이 공략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해 커머스 배송 트렌드는 바로 로켓배송과 새벽배송이었다. 로켓배송이 하는 D+1 배송의 강자는 쿠팡이다. 쿠팡의 지난해 온라인 결제 금액(와이즈앱 추계 기준)은 17조원으로 이커머스 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 로켓배송의 힘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따라하기 어려웠던 업체들은 새벽배송에 집중했다. 마켓컬리를 필두로 SSG닷컴, 각 홈쇼핑, 그리고 이미 로켓배송을 하는 쿠팡까지 새벽배송에 가세했다.   

올해 트렌드는 당일배송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리거는 지난해부터 일부 지역/일부 점포에서 시행되던 편의점 배달과 배민의 B마트였다. 편의점 배달 주문량 증가와 더불어, 배민이 TV 광고를 포함해 앱 내에서 B마트를 우선 배치 하는 등 편의점·배달앱 업체의 당일배송 서비스가 잇달아 시작됐다.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요해 따라할 수 없는 로켓배송과, 마켓컬리·신세계에 이어 쿠팡도 하고 있는 새벽배송을 피할 니치마켓으로서 당일배송이 떠오른 것이다. 

실제 수요도 늘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프레시와 11번가가 함께 진행하는 당일배송 서비스의 2020년 1월 1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익일배송/새벽배송이 사륜차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당일배송은 이륜차로도 이행된다. 11번가 오늘장보기  일부는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가 맡고 있다. 사륜차에 비해 이동성이 빠른 이륜차 배송은 음식배송 뿐 아니라 생활용품/식료품 배달로까지 범위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구체적인 배달 건수에 대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으나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CU와도 5000개점에서 편의점 배송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륜차 배송의 경우 이륜차 자체가 가진 규모의 한계 탓에 사륜차 배송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게 과제로 지목된다. 이륜차 3PL(3자물류)업체 관계자는 “편의점 점포당 하루에 3~4건 수준의 배달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는 적지 않은 숫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사륜차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이륜차의 특성상 음식 배달에 비해 부피나 배달 거리 면에서 경쟁력은 여전히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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