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삼성전자에 ‘시총상한제’ 수시적용 검토
업계 “30% 캡룰 적용 시 SK하이닉스 반사이익”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 2개월 주가 추이. / 사진=키움HTS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올해 들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두 기업의 주가 향방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코스피200 지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자 한국거래소가 ‘시총 비중 30% 상한제(CAP)’를 수시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거래소가 30% 캡 결정을 내릴 경우 삼성전자 오름세가 진정되고 반대로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지수 내 특정 종목의 시총이 전체의 3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시총 상한 비율을 삼성전자에 적용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코스피200 내 편입비중이 33.51%(20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어 수시조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6월 정기조정까지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앞당겨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총 비중 30% 상한제는 시장이 특정 종목으로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도입됐다. 거래소는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에서 1개 종목의 시총 비중이 30%를 초과하면 6월과 12월 선물 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해당 종목의 비중을 30%로 하향 조정한다.

업계에선 이런 소식이 당장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거래소가 삼성전자에 대해 30% 상한제 수시적용을 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 상승 억제력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다. 또 삼성전자와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매수가 몰리면서 주가 상승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현재 두 기업은 올해 들어 반도체 업황 낙관론에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22일에 전 거래일보다 1.47% 오른 6만23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6만24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만 12.86%나 오른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에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200 지수 내 시총 비중은 작년 9월 평균 28.74%에서 지난 20일 33.51%로 올랐다. 1월 들어선 줄곧 30%를 웃돌았다. 이 때문에 시총 비중이 계속 30% 밑으로 내려오지 않을 경우 거래소가 캡 적용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 빠른 주가 상승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주가는 22일 10만1000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보다 1.71% 올랐다. 올해 들어 6.65% 올랐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코스피200 지수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8%로 추가 주가 상승에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자연스럽게 자산운용사 등에서 삼성전자 비중을 더 높이고 이에 따라 추가 주가 상승이 일어난다. 그런데 (시총 비중을 30%로) 낮추게 되면 아무래도 사야할 사람이 못 사게 되고 펀드에서 삼성전자 비중도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럼 주가 상승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반도체 업종 주가가 오를 경우) SK하이닉스 비중을 더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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