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률 3.48%, 전년比 0.98%p 상승···올해 목표 영업이익률 5%
올해 제네시스에 큰 기대···GV70, 브랜드 최초 전기차 출시 계획

현대차가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차가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3조68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100)은 3.48%로 2018년과 비교해 0.98%p 올랐다. 4분기 영업이익률(4.5%)이 전체 영업이익률 상승을 이끌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018년 12월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2019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의 계획처럼 올해 실적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개선됐다. 다만 예년 실적들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현대차가 22일 발표한 경영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105조790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조6847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2648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3%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52.1% 증가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5% 늘었다. 당초 시장에선 현대차의 지난해 실적을 매출액 104조9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 순이익 3조4000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 예년 실적 회복까진 ‘갈 길 멀어’

현대차는 2018년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1%가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2.2%p 하락한 2.5%에 그쳤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실적을 2018년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하면 큰 성장을 이뤄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예년 실적과 비교해보면 지난해 실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차는 꾸준히 4조원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5년엔 6조3579억원에 달하고 실적 부진을 겪었던 2017년에도 영업이익은 4조57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3조6847억원은 전년에 비해 52.1% 상승한 수치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데는 ‘제네시스 GV80의 출시 연기’와 ‘임단협 합의금 반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GV80은 지난해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디젤엔진 배출가스 인증 문제 등으로 지난 15일에야 출시됐다. 자연스레 지난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 신차 효과는 누리지 못했다.

이와 함께 임단협 인건비도 순이익에 영향을 줬다. 현대차의 임단협 인건비는 120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단협 합의안을 마련하고 가결했다. 합의안은 기본급 4만원 인상, 협력사 운영을 위한 지원금 제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에선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원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권수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수익성 개선의 포인트는 원가”라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물량도 중요하지만, 다른 요인에도 집중해야 한다. 2019년에는 재고 감소와 인센티브 등 비용 감소에 따른 이익 증가가 이루어졌다면 2020년에는 원가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제네시스, 현대차 목표 달성 ‘중책’ 맡았다

지난해 차량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내수 부문에선 독주 체제를 가속화했지만 해외 시장에선 하락세를 보였다. 내수에선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한 74만1842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더 뉴 그랜저 등의 신차 판매 호조, SUV 판매 증가에 따른 제품 믹스 개선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센티브 축소 및 환율 효과가 더해지며 4분기 수익성은 전년 동기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에서의 하락세는 여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해외에서 368만368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수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를 두고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중국과 인도는 올해 판매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효율적인 인센티브 제도, 주력 차종의 신차 출시 등을 통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IR 자료에 따르면 중국 권역 도매 판매는 전년 대비 17.7% 감소한 65만대를 기록했다. 소매 판매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 하락한 71만대에 그쳤다. 인도 권역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7.2% 줄어든 도매 판매 실적을 보였다. 그밖에도 중남미에서 5.1%, 유럽에서 1.5% 도매 판매가 감소했다. 북미 권역과 러시아 권역은 각각 1%, 3.6% 도매 판매량이 늘어났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북미에서의 판매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차량 판매가 줄어들었음에도 매출원가율이 전년 대비 1.1% 감소하며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52.1% 늘었다. 매출원가율은 총매출액 중 매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현대차 측은 “지난해 3분기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는데도 판매 믹스 개선과 인센티브 축소 등 근본적 체질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여건 등에 힘입어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 제네시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15일 출시한 GV80은 출시 첫 날에만 1만5000대가 계약됐다. 제네시스의 올해 판매 목표는 11만6000대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인 중형 SUV GV70과 제네시스 최초의 전기차 모델도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제네시스는 중국과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 계획도 밝혔다. 이용우 현대차 부사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은 다음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자동차 부문뿐 아니라 금융 부문과 기타 부문에서도 영업익 개선을 이뤘다. 금융 부문에선 우호적인 환율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8% 늘어난 8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타 부문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0.4% 증가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자신이 제시한 목표 달성을 위해선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로 5%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률(3.48%)보다 1.52%p 높은 수치다. 김상현 현대차 전무는 “올해 영업이익률 5% 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권역별로 판매와 수익성을 고려한 전략을 수립하고 아반떼·투싼 등 주요 모델의 풀체인지 출시를 통해 판매의 질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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