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연초부터 2666억 5척 수주···삼성重, 세계최초 LNG 이중연료 셔틀탱커 인도
불확실성 잔존에도 수주실적 개선 기대감···대우조선도 전년수주액比 목표액 상향 설정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조선업계가 어느 때보다 희망찬 새해를 열고 있다. 국제사회를 짓눌렀던 불확실성이 속속 해소되면서 미뤄졌던 선박발주가 대거 몰릴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올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강도 높은 환경규제인 ‘IMO2020’이 시행되면서, 고도의 기술력을 겸비한 한국 조선업계를 찾는 선주들의 손길이 바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빅3’로 분류되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은 지난해 각각 △120억달러 △71억달러 △61억1000만달러 등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한동안 중국에 내줬던 글로벌 선박수주 1위 자리를 되찾은 데 이어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3년 연속 세계 1위에 도전 중인 가운데, 이에 힘을 실어줄만한 낭보들이 전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경자년의 시작을 알린 재야의 종이 울린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총 5척의 선박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금액으로 보면 2666억원 규모다. 현대미포조선이 팬오션과 5만톤급 PC선(석유화학제품 운반선) 4척, 1574억원 규모의 건조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유럽 선주사로부터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 1척을 수주하게 됐다.

PC선의 경우 IMO2020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저유황유 수요가 크게 증가해 발주량 또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지대한 품목이다. 또 미국 엑슨모빌 등 주요 석유기업들이 생산량 증대를 위해 설비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현대미포조선의 주력선종이 PC선이다. 지난해에만 총 40척의 PC선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금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목표액은 159억달러(약 18조5000억원)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업체 측은 시황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라고 소개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IMO2020 시행에 따른 가스선, PC선 등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경쟁국들에 비해)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언급했다.

삼성중공업은 기술력을 뽐내며 한 해를 시작했다. 지난 20일 거제조선소에서 13만톤 규모의 LNG이중연료 추진 셔틀탱커의 건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선주인 노르웨이 티케이 오프쇼어(Teekay Offshore) 측에 인도했다. 셔틀탱커란 해양플랜트에서 생산한 원유를 해상에서 선적해 육상 저장기지까지 실어 나르는 선박이다.

고무적인 것은 해당 선박이 세계 최초의 LNG 이중연료 추진 셔틀탱커라는 점이다. 기존 선박 대비 황산화물 85%, 질소산화물 98%, 미세먼지 98%를 저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IMO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도 효율적 대응이 가능한 선박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신기술이 적용된 셔틀탱커의 성공적 건조를 바탕으로, 유사선종의 수주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평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 증가는 필연적”이라면서 “운항 효율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차별화된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 한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본격적인 수주경쟁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이 설정한 올해 수주목표액은 72억1000만달러(약 8조4000억원)다. 지난해 수주목표액보다 낮은 수치지만, 지난해 수주액보다는 상향 조정했다. 업체 관계자는 “LNG선을 비롯한 대형선박의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