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군축회의서 “새로운 길 모색” 거듭 주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7일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현지지도 일정으로 평안남도 순천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7일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계속해나간다면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주용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 “지난 2년 동안 북한은 핵·탄도 실험을 자제해왔다”며 “불행하게도 미국은 이러한 긍정적인 태도를 무시했으며 계속해서 제재를 부과하고 한국과 공격적인 군사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주 참사관은 “미국의 대북 제재는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다”며 “미국은 북한의 발전과 정치적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야욕을 분명하게 지녔다. 만일 이러한 태도가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대화 재개를 거론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미국이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원하기 전까지 북한은 계속해서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전략 무기를 개발할 것”이라며 “미국이 내 나라에 제재와 압박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주권을 방어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장근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한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면서 동시에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표도 이 자리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유럽연합(EU)의 순회 의장국인 크로아티아는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기 전까지 유럽연합은 대북 제재를 엄격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 참사관은 “2년 전 공동 성명이 채택된 이후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배신 외에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며 “미국은 북한의 초기 조치에 상응하는 조처를 하는 대신 압박과 제재, 군사 조직을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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