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리스크 관리 빛 발해
주가 1년여 만에 5만원 돌파하기도 
신한보다 시총 앞서며 은행업종 대장주 등극

KB금융과 신한지주의 3개월 주가 추이.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KB금융 주가가 최근 신한지주를 따돌리며 대장주 자리를 되찾았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 사태 등 잇단 사모펀드 논란이 은행업권을 휘몰아치며 대부분의 은행주가 하락하고 있지만 KB금융만 이번 악재를 피해가며 주가 부양에 성공한 모습이다. 꼼꼼한 리스크 관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KB금융 주가, 최근 3개월 동안 14% 올라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0일 4만8300원을 기록하며 같은 날 4만1550원을 기록한 신한지주를 따돌리고 금융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21일 기준으로 시가총액도 KB금융(시총 19조9300억원)은 신한지주(19조70000억원)를 넘어서면서 1년여만에 은행업종 대장주 지위를 되찾았다.

지난해 연말부터 두 금융지주의 주가 흐름은 정반대로 흘렀다. KB금융은 12월16일 장중 5만800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2~3달 사이 주가가 빠르게 올랐다. 반면 신한지주는 올해 1월17일 장중 4만8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연초부터 주가 하락을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KB금융 주가는 지난해 11월1일부터 올해 20일까지 14.18% 올랐다. 반면 신한지주는 같은 기간 3.16% 떨어졌다. 특히 신한지주는 12월26일부터 주가가 급락, 올해 20일까지 10% 가까이 내려갔다. 

은행업종 중에 주가 하락은 신한지주만의 현상은 아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올해 들어 2.36% 하락했고 우리금융지주는 4.38% 떨어졌다. 

◇은행업계에 불어닥친 DLF·라임 사태···KB, 리스크 관리 빛났다

KB금융 주가 회복은 최근 은행업종에 불어닥친 악재를 비껴간 것이 도움이 됐다. 은행업계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DLF 손실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혼란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KB금융만 유일하게 두 사태를 모두 피하며 리스크 관리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지난해 7월 약 750억원가량 모두 수익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 하나, 우리은행 모두 라임 사태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라임 사태는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에 대한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발생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전체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 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가입한 라임펀드 규모를 각각 약 3500억원, 약 850억원으로 예상했다. 

신한은행도 라임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6일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 크레디트인슈어러드(Credit Insured)무역금융펀드 환매 연기 가능성을 통보했다. 신한은행에선 라임 측에서 임의로 펀드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보고 법적조치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라임 측은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의 이 펀드 자금 일부를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FI D-1(사모사채 펀드)’와 ‘플루토 TF-1호(무역금융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국민은행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낸 DLF도 비껴갔다. 국민은행의 자산관리(WM) 상품위원회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DLF 판매 승인을 거절한 것이 악재를 피하는데 도움이 됐다. 

◇KB금융, 자사주 소각에 주가반등 성공

KB금융은 작년 12월12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230만3617주를 소각한 바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6년부터 4차례에 걸쳐 1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 바 있다. KB측에서는 쌓여가는 자사주가 주가 상승을 어렵게 한다는 평가에 따라 은행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며 자사주 소각 이유를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 다음날 KB금융 주가는 3%이상 오르며 2018년 10월29일(5만1600원) 이후 1년여만에 5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신한지주도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자본비율(작년 3분기 기준 15.3%)을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00억원의 자사주 소각 결정에 이어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소액대출 금융기관인 PRASAC의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주주환원 정책과 인수합병으로 성장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시현해 업종 내 최선호 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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