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신약 HL036 임상 3상 결과 성공적···창립 이후 지난해 최대 실적
대전공장 제조정지 처분 여부 곧 확정 전망···박 대표 회사 공헌도 높아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 사진=한올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 사진=한올바이오파마

최근 호재와 악재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한올바이오파마 박승국 대표의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안구건조증 신약의 임상 3상 결과가 성공적인 것과 지난해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은 호재다. 하지만 대전공장의 제조정지 처분 여부가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어서 박 대표가 과연 연임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에서 최근 경영상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고 있다. 호재와 악재가 규모나 영향력으로 볼 때 최고급이어서 ‘롤러코스터’로 표현된다. 

우선 한올은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HL036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HL036의 임상 3상 시험은 미국의 안과 전문 CRO인 Ora를 통해 미국 전역 12개 임상시험 기관에서 진행됐다. 

HL036 임상 3상 시험은 637명 안구건조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HL036 0.25% 점안액과 위약을 8주 동안 1일 2회 점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효성 평가에서 객관적 지표로는 손상된 각막 개선 정도를 직접 측정하는 각막염색지수를 적용했다.

주관적 지표로는 ODS와 같이 환자가 느끼는 눈의 불편감을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안전성 평가는 투약 기간 중 안구뿐만 아니라 전신에 나타나는 모든 이상반응을 기록하고 위약군과 HL036 투약군 간 차이 및 약물 관련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험 결과, HL036 0.25% 점안액은 각막 전체에서 나타나는 효과를 종합해 반영하는 객관적 지표인 TCSS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는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TCSS는 각막을 하부·중앙부·상부로 나눠 각 부위에서 효과를 측정한 후 합산한 값이다. 임상 2상 시험에서 유의성이 입증된 ICSS에 비해 안구 전체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더 의미 있는 지표로 인정된다.   

주관적 지표인 ODS에서 HL036 0.25% 점안액은 투약을 시작한 지 2주와 4주에 위약군 대비 뚜렷하게 개선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임상시험 중 발생한 이상반응은 모두 경미한 사항들이었다. 발생 빈도에서도 HL036 점안액과 위약군 간 차이가 없었다.

즉, 이번 첫 번째 임상 3상 결과는 성공적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파트너들과 라이선스 협의를 진행해 나간다는 것이 한올 측의 입장이다. 이와 병행해 치료 효과를 재현 확증하기 위한 두 번째 임상 3상도 준비할 예정이다. 

한올의 최근 잠정 공시에 따르면 2019년 개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085억원, 영업이익은 1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973년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기술료 수익 증가와 의약품 판매 확대로 한올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166억원 증가(+18.1%)했다. 영업이익 역시 114억원(+207.2%) 늘어났다.   

한올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스위스 로이반트와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 기술 수출했던 바이오신약 HL161과 HL036의 기술료 수익이 전년 대비 66억원 증가한 127억원을 기록했다. 또 노르믹스·엘리가드·알파본 등의 제품 성장에 힘입어 의약품 매출에서 90억원 오른 897억원이 반영됐다. 기술료 수익은 지난 2017년 45억원, 2018년 61억원, 2019년 127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2017년 4.1%, 2018년 6.0%, 2019년 15.6%로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호재와 달리 한올은 조만간 대전공장의 제조업무정지 행정처분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3개월 제조정지 처분을 잠정 통보받았던 한올은 처분에 대한 자사 의견을 정리해 대전식약청에 전달해 놓았다. 대전청은 내부적으로 처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당초 대전청이 한올 대전공장에 3개월 제조정지 처분을 추진했던 사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한올이 결국 3개월 정지 처분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확정된 내용은 없다.

이처럼 호재와 악재가 뚜렷하게 양립 중인 한올은 공교롭게 오는 3월23일자로 공동대표 2명 중 1명인 박승국 대표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또 다른 한올 공동대표는 윤재춘 대웅제약 대표다. 박 대표는 12년 7개월째 한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원래 바이오의약품 연구 전문가다. 1963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이다. 

박 대표는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대웅제약 생명공학연구소장을 역임한 후 한올로 옮겨 2013년까지 바이오연구소장으로 일했다. 2018년 1월에는 그동안의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이사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한올 대표이사에 처음 선임된 것은 지난 2013년이다. 2015년 대웅제약의 한올 인수 전 오너인 김성옥 대표와 공동으로 경영 책임을 맡았던 박 대표는 7년 동안 한올 대표로 활동해 왔다. 결국 그동안 연구개발에서 큰 성과를 거뒀던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크지만 조만간 확정될 대전공장의 제조정지 처분이 마음에 걸린다는 업계 평가가 적지 않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박 대표가 한올 공동대표와 단독대표, 대웅제약 인수 후 다시 윤재춘 대표와 공동으로 회사 경영에 공헌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의 연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유보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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