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행부 꾸렸지만 시공사 지위 박탈·사업비용 대여 두고 HDC현산과 갈등 지속

서울시 서초구 반포주공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서초구 반포주공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알짜 정비사업장의 행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건설사와 한 배를 타고 정부의 규제를 헤쳐 가며 새집 짓기에 부푼 꿈을 안고 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지난날 맺은 악연으로 여전히 재건축 행보가 자유롭지 않은 곳도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인기 지역 첫 정비 사업 수주전으로 관심을 모은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조합은 지난 18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로 GS건설을 선정했다. GS건설은 281표(55.1%)를 얻으며 현대건설(228표·44.7%)을 제쳤다. 1982년 준공해 올해로 38년차가 된 한남하이츠는 8개동, 535가구 규모에서 지하 6층~지상 최고 20층, 10개동, 790가구 규모 아파트와 상가·편의시설 1개동으로 새로 태어난다. 용산구 한남동과 인접한데다가가, 한강 건너 압구정동을 마주 보고 있어 준공 후 가치가 뛰어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남하이츠 바로 옆이자 정비사업계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3구역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다시 밟는다. 당초 지난해 12월 중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과도한 수주전으로 시장이 과열되자 인허가권자인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을 한 달 여 앞두고 입찰 중단 및 재입찰을 권고했고 조합은 시의 뜻에 따랐다. 조합은 내달 1일 입찰공고를 내고 3월 27일 입찰마감한 뒤 5월 16일 최종 선정하는 일정을 다시 밟게 된다.

이처럼 올해 최고 대어로 꼽히는 정비사업장들이 속도를 내고 있음에도 또 다른 기대주 반포1단지 3주구 사업만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당 조합으로부터 시공사 지위 자격을 박탈당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조합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조합은 지난해 12월 임시총회를 열고 전체 조합원 가운데 95.6%가 서면 등을 통해 HDC현산의 시공 자격 박탈에 동의했다며 시공사 선정 취소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는데, HDC현산은 총회 결의에 조합원이 일정 인원 이상 직접 참여해야 하는 조건을 조합이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시공사 선정 취소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합에 사업비 명목으로 무상으로 대여했던 입찰보증금 500억 원에 대한 반환도 요구하고 있다.

당초 반포3주구 조합은 지난해 10월 새 조합장 선출과 집행부를 꾸리며 멈춰선 사업을 가동시켜 오는 5월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이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으로부터 입찰의향서까지 받았으나 전 시공사인 HDC현산과의 악연이 사업일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조합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포3주구 조합 관계자는 “2월 초 입찰공고를 내고 현장설명회를 거쳐 5월중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산 문제를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므로, HDC현산이 제기한 소송이 사업 지연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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