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마무리 후 어떤 역할 맡게 될지 구체적 윤곽 드러낼 듯

지난 2014년 5월 28일 이인용 사장이 28일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마치고 서울 건설회관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4년 5월 28일 이인용 사장이 28일 삼성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마치고 서울 건설회관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020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특히 이인용 사회공헌총괄 고문의 사장 복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내부 인물 중 유일하게 준법감시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그가 일선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축하고자 하는 내부감시시스템을 더욱 강화시킬지 주목된다.

20일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인용 고문을 삼성전자 CR(Corporate Relations)담당 사장으로 위촉했다. 이 고문은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맡고 있던 3년 전 자진 사의를 표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1982년 MBC에 기자로 입사한 이 고문은 부국장이던 2005년 6월 삼성전자 홍보팀 전무로 자리를 옮긴 이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등을 맡으며 쭉 삼성전자의 홍보업무를 총괄해왔다.

이 고문이 사장으로 복귀하게 된 것을 놓고 재계에선 크게 2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을 감시할 준법감시위원을 맡게 된 이 고문을 다시 불러들였다는 것에 의미를 둔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여부는 향후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이 부회장과 더 긴밀히 소통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상훈 의장이 빠져있는 상황에 이재용 부회장이 신뢰하는 이 고문이 복귀했다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고 해석했다. 이 고문은 이 부회장의 서울대 동양사학과 동문으로 이 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준법감시위원인 이 고문이 일선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은 내부감시시스템을 더 강화시키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지난 17일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을 했으나 약속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엄격하고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삼성이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얼마나 재판부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주 후속 인사 및 조직개편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그 외 계열사의 경우 추석연휴 후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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