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건강 악화로 아산병원 입원 후 세상 떠나, 향년 99세···국내 제과·관광산업 기반 닦아
롯데 재계 5위 기업으로 키워내···아들간 경영분쟁으로 말년은 순탄치 않아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 발인은 22일 오전 6시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지난 18일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아산병원에 입원한 후 이날 세상을 떠났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재계를 이끌던 창업 1세대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신 명예회장은 일제 식민지시대 일본에서 소규모 식품사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식품·유통, 관광, 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궜다.
특히 1967년 껌 사업을 시작해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 그룹으로 도약시켰다.
신 명예회장은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후 사업을 호텔업과 유통업으로 넓혔다. 서울 소공동에 롯데호텔, 롯데쇼핑센터, 롯데백화점,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현 롯데푸드) 등을 지었다. 또 평화건업사(현 롯데건설)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인수해 사업을 건설과 석유화학사업으로 확장했다.
지난 2017년 초에는 롯데월드타워도 개장했다.
그러나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낸 신 명예회장의 말년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5년 7월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당시 두 아들의 경영권 다툼으로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알려지기도 했다. 2016년 법원은 그가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으로 지정했다.
신 명예회장은 2016년 호텔롯데 대표와 롯데제과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2017년에는 롯데쇼핑, 롯데건설, 롯데자이언츠, 일본 롯데홀딩스, 롯데알미늄 이사직에서 내려왔다.
신 명예회장은 2017년 12월 경영비리 혐의로 두 아들과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가 있다.
신 명예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진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 6시며,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