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 CES2020서 항공기용 디스플레이·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공개
저전력·곡면 디자인 가능한 플렉시블 OLED 기술력 주목

전자업계가 운송 수단 전장화 추세에 따라 내부 공간을 채울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 개발에 분주하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디스플레이 및 전자 제조업체들은 각종 운송수단에 탑재될 미래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CES 전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미래 항공기의 일등석을 연출했다. 특히 항공기 내부의 유선형 벽면에 맞춰 설치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 볼 수 있는 곡면형 화면, 투명 디스플레이 파티션 등이 눈길을 끌었다. 측면 디스플레이에선 하늘과 구름을 연출한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항공기 일등석의 품격을 높여 비행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갈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본격 양산을 시작할 자동차용 OLED 디스플레이도 공개했다. 앞좌석엔 14인치의 계기판과 함께 12.3인치의 정보 디스플레이, 12.8인치의 컨트롤패드 디스플레이가 배치됐다. 특히 뒷좌석엔 말리고 펼칠 수 있는 12.8인치 롤러블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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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CES2020 전시장에서 공개한 항공기 좌석용 디스플레이. /사진=윤시지 기자


삼성전자 역시 이번 CES 전시장에 '디지털 콕핏2020'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전장기업 하만과 디지털 콕핏을 공동 개발해왔다. 이번 공개된 디지털 콕핏은 앞좌석에만 총 8개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센터페시아에 12.4인치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탑승자 얼굴 인식이나 스마트폰 지문인증을 통해 개인별 엔터테인먼트와 주행에 필요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하단의 디지털 노브 역시 OLED 디스플레이가 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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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델이 '디지털 콕핏 2020'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계기판 대신 차량 전면 유리 아래 20.3인치의 QLED 디스플레이가 배치됐다. 이 화면은 속도 주행 정보와 도로 상황은 물론 안전 운전과 관련된 알림과 경고를 알려준다. 화면 분할을 통해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사이드미러도 OLED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을 통해 주행 환경을 비춰준다. 운전자는 각도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율주행 등 운전 환경의 변화로 차량이 새로운 생활공간으로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후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라이트 역할은 물론 운전자의 메시지도 전달한다. /사진=윤시지 기자
CES 전시장에서 공개된 삼성전자의 디지털콕핏2020. 후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라이트 역할은 물론 운전자의 메시지도 전달한다. /사진=윤시지 기자

 

주요 제품엔 곡면 디스플레이가 공통적으로 채용됐다. 이처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이 뒷받침한다. OLED 디스플레이는 TV에 주로 채용되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백라이트유닛 없이 빛을 낸다. 이 때문에 디스플레이 두께를 더 얇게 만들 수도 있고, 휘어지고 말리는 제품으로도 구현이 가능하다. 발열과 전력 소모도 적어 이동 수단에 탑재하기에 적합하다. 

전자업계는 운송 수단의 전장화 추세로 디스플레이의 활용처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같은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영상과 콘텐츠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지난 CES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동차, 항공, 철도, 선박 등 운송 분야 전장화 추세가 확대되면서 이 분야에서의 기회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본다"며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 중 30%까지 이 분야에서 나와야 한다고 볼 정도로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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