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설 대목인데 대형마트는 ‘울상’···의무휴업으로 이중고
  • 유재철 기자(yjc@sisajournal-e.com)
  • 승인 2020.01.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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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세로 명절 발길 줄어...'가성비·프리미엄' 선물세트로 대목 잡기 안간힘
의무휴업제도 논란 지속···업계 "소비 편익 증진 위해서라도 규제 완화돼야"
/그래픽=이다인
/ 그래픽=이다인

 

#최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 주부 박아무개씨는 예전과 다른 설 대목 풍경에 놀랐다. 설까지 날이 조금 남아 있긴 했지만 선물세트 판매대 주변이 이전과 달리 매우 한산했기 때문이다.

설 명절이 다가왔지만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예전과 달리 활기차지 못하다. 온라인에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연중 대목인 명절 특수마저 자리를 내주게 생겼다. 특히 대형마트는 최근 의무휴업 논란이 지속되면서 반등의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업계는 자사 온라인몰을 동원해 가격을 낮추거나 프리미엄 구성을 선보이는 등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설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전국 509개 기업 중 70.1%는 올해 설 경기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통업계는 가성비를 높인 상품 구성을 늘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자사 온라인몰인 롯데닷컴에서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우 1등급 세트를 내놓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구이류보다 10만원 이하의 상품인 정육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백화점급 프리미엄 선물세트 ‘피코크 시그니처’를 내세워 프리미엄 선물세트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피코크 선물세트는 지난 2015년 출시 첫 해엔 매출액이 7억원가량에 불과했지만 지난 추석 매출액은 50억원으로 7배 이상 껑충 뛰었다.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는 반응이 더 좋다. 이마트가 올해 설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한 12월5일부터 1월9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 비중이 3년 전인 17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5.1%로 나타났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 추석보다 전체 매출이 약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대형마트업계가 이처럼 부진 탈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의무휴업제도는 또 다른 고민거리다. 최근에는 설 명절 의무휴업일 변경으로 곤욕을 치렀다. 국내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의무휴업일에는 영업을 할 수 없다. 대부분 지자체가 둘째·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하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에서는 월·수·금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고 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는 의무휴업일이 매출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지자체와 협의해 명절 당일로 휴업일을 변경하곤 한다. 지난 추석의 경우, 명절 당일이 금요일이어서 일요일이나 수요일에 의무휴업일이 지정된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 날짜 변경으로 매출 증대의 효과를 봤다. 이번 설 명절에는 추가 휴업을 주장하는 노조들의 요구로 의무휴업이 변경됐다가 철회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의무휴업일 자체가 매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온라인 쇼핑몰 강세로 당초 목표인 전통시장 매출 증대에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무휴업제도 폐지와 관련한 업계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의무휴업제도는 지난 2018년 소비자 불만만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폐지 논의가 일었지만 결국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설 대목이지만 대형마트만 유일하게 웃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차원에서라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철 기자
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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