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PO TFT, 저전력으로 5G 스마트폰에 이점
SDC·LGD, 관련 설비 투자 검토

/사진=각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사진=각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애플이 애플워치뿐 아니라 아이폰에도 저전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할 전망이다. 해당 디스플레이 공급업체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주요 패널 공급사와 내년도 아이폰12 디스플레이 공급 물량과 관련한 교섭을 진행 중이다. 복수의 시장조사업체들은 애플이 내년 아이폰 디스플레이에 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LTPO) 공정을 적용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출시할 5G 스마트폰은 LTE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더 많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LTPO TFT를 채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 상반기 중 삼성과 LG디스플레이 모두 관련 설비 투자에 대한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TPO는 기존 스마트폰에 쓰는 저온폴리실리콘(LTPS)과 옥사이드TFT의 장점을 결합한 공정이다. LTPS 회로에서 일부 트랜지스터를 옥사이드로 바꿔 전력 누설을 줄였다. 저전력이 강점이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먼저 도입됐다. 애플은 지난 2018년 출시한 애플워치4 시리즈에 LTPO OLED를 채용했다. 애플은 LTPO 양산 기술 개발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올해의 디스플레이상을 받기도 했다.

LTPO 박막트랜지스터(TFT)를 만들기 위해선 기존 LTPS 라인에 옥사이드 공정을 추가해야 한다. 추가 증설보다는 기존 장비 전환 투자가 유력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퍼터와 건식식각장비 등 일부 장비를 중심으로 증설하거나 개조하는 방식으로 설비를 추가할 것"이라면서 “기존 라인을 전환하기 때문에 투자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에 아이폰용 OLED 90%가량을 공급하며 1차 공급사로서 입지를 다졌다. 최근 스마트워치용 LTPO OLED 양산에도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갤럭시워치 일부 모델에 LTPO OLED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에도 아이폰 디스플레이 1위 공급사 지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모델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선 올 상반기 중 주요 장비업체에 발주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도 LTPO 패널 공급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4에 LTPO OLED 패널을 독점적으로 공급한 이력이 있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아이폰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기존 애플 전용 라인에 터치 일체형 장비를 들여오고 LTPO 전환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차기 공급사로 거론되는 중국 BOE에 대해서는 LTPO 공정 숙련도가 낮다는 평가가 많다. 후발업체인 BOE는 6세대 OLED 공장 증설에 한창이다. 아직까지 패널 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전단계 격인 터치 일체형 OLED 양산 수율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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