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온난화 공포감에 고개 드는 ‘원전 부활론’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20.01.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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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원전 공포와 당면한 온난화공포 사이에서 우위를 택해야 할 때”
탈원전 선도했던 유럽은 숨 고르기···급속도로 전개된 기후변화가 원인
/사진=셔터스톡
/ 사진=셔터스톡

원전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기후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그에 따른 재해들이 가시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 추진되는 각종 기술 개발이 석유·석탄 대신 전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까닭에 전력 수요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원전 외 전기를 생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발전 방식은 화력발전이다. 화력발전은 석유·석탄·천연가스 등을 태워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자연히 발전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수력발전의 경우 투입되는 자본과 시간에 비해 전기 생산량이 저조하며, 태양광·풍력 등은 국지적으로만 쓰이는 실정이다.

원전의 존속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얽혀 있어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잠재된 원전의 위험성과 눈앞에 닥친 온난화의 공포 사이에서 어느 것을 우위에 둬야 할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탈원전을 지지하는 여론이 지난 10년간 고조돼 왔다면, 현존하는 것 중에서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가장 효율적 발전 방식인 원전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경운동의 방향성도 점차 변화하는 추세다.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자는 ‘플라스틱 프리’ 운동이 수년간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전 세계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고,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정도의 공기오염이 빚어지면서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더 나아가 온난화를 막기 위한 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의가 이뤄졌다. 유럽연합(EU) 27개국이 유럽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0)화하는 이른바 ‘그린딜’ 합의를 도출하면서 원전을 대안 중 하나로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탈원전을 주도했던 독일·프랑스 등 국가들이 포함됐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들 국가는 원전 비중을 낮추거나 가동 중인 원전을 폐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추세다.

유럽의 경우 생산되는 전체 전력 중 원전 비중이 한국보다 높다. 국제원자력협회(WNA)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프랑스의 원전 비중은 71.7%에 달한다. 기타 유럽 국가들도 4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한다. 전면 폐기를 예고한 독일만이 11.7%로 다소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23.7%를 차지한다. 비중을 낮추거나 폐지하기로 했던 이들이 탄소 배출을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원전을 택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유럽은 좁은 면적에 다수의 국가가 오밀조밀 붙어 있는 지역이다. 각국의 원전정책에선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으나, 전체적인 방향성은 합의를 통해 도출하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한 나라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주변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유럽의 전체적인 방향성은 원전의 존치다. 추가 설립 등에는 부정적이지만 독일이 예고한 바와 같이 폐기하는 데는 다소 부정적이다. 실제 독일을 향해 주변국들이 탈원전 방침을 철회할 것을 종용하는 실정이다.

탈원전이 주를 이뤘던 유럽 내 여론의 변화는 당면한 환경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최근 수년 새 세계 곳곳에서는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전 세계 평균 기온이 높았던 한 해로 기록됐다. 전체적인 강수량도 줄어들었다. 특히 비가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려 체감 강수량은 더욱 감소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까지 계속된 호주 산불에 대해서도 건조해진 기후가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원전의 필요성이 강조될수록 그동안 침체를 겪어 왔던 국내 원전산업도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탈원전 정책이 대두되면서 두산중공업으로 대표되는 업계가 전반적으로 상당한 부침을 겪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체 관계자는 “전력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전과 지엽적이고 소규모 발전에 용이한 신재생에너지 간 시너지를 통해 늘어나는 전력수급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산업부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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