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25% 동결 결정···국내경기 일부 회복·금융안정 측면 리스크 증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이기욱 기자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이기욱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2명의 금융통화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회의에 비해 소수의견이 한 명 늘어남에 따라 2월 또는 4월 회의에서 추가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도 늘어나고 있다.

금통위는 우선 경기변동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만큼 경기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교역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 미국의 지난해 3분기 GDP성장률은 2.1%로 2분기에 이어 2%초반에 머물렀으며 같은 기간 중국의 성장률은 6.0%로 1분기(6.4%)와 2분기(6.2%)보다 하락했다. 유로존은 0.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을 이어갔다.

국제금융시장은 최근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변동성이 일시 확대됐지만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는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감소를 지속했으나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했고 소비증가세도 확대됐다. 11월 건설기성액 증가율은 -1.8%를 기록한 반면 설비투자지수와 소비판매액은 각각 1.1%, 3.0%로 나타났다. 12월 수출 감소율은 -5.2%로 전월(-14.4%)보다 낮아졌다.

고용상황도 개선됐다. 지난해 12월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51만6000명으로 10월(41만9000명)과 11월(33만100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농축수산물 가격의 하락폭 축소, 석유류 가격 상승 등으로 11월 0.2%에서 12월 0.7%로 상승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12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7조2000억원으로 전월(7조원)대비 2000억원 확대됐으며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으로 7000억원 늘어났다. 12월 수도권의 주택가격상승률은 0.6%로 전월(0.4%)보다 0.2%포인트 상승했으며 서울 지역은 0.5%에서 0.9%로 0.4%포인트나 올랐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등도 함께 고려해가며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