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고 수준 건전성 최대 매력···‘불참’ 우리금융, 사모펀드와 손잡을까

푸르덴셜생명/사진=푸르덴셜생명
푸르덴셜생명/사진=푸르덴셜생명

금융권 M&A 시장의 ‘최대어’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와 국내 1~3위 PEF(사모펀드)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가 모두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며 매각가는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르면 이달 중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준수한 실적과 뛰어난 자산건전성으로 지난해 11월 시장에 매물로 나옴과 동시에 큰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464억원으로 업계 7위를 기록했으며 자산규모는 20조8132억원으로 11위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해 9월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515%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추가 자본확충 부담이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덜하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인수 후보는 신한금융그룹과 리딩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는 KB금융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82억원으로 신한금융의 생보계열사들에 비해 크게 뒤처지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1098억원과 2116억원(지분율 감안 후 12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부터 생보사 강화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왔다. 올 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다양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며 신중하게 접근하되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모펀드 중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주목받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과거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후 IPO와 매각을 통해 2조원이 넘는 차익을 남긴 경험이 있다. 다만 2018년 9월 신한금융에 오렌지라이프를 매각하며 ‘2년간 경업 금지(동종업계 운영 금지)’ 조항을 맺었기 때문에 원칙상으로는 올해 9월까지 인수가 불가능하다. 매각 시점을 9월 이후로 맞추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KB금융과의 경쟁이 예상됐던 우리금융지주는 예비입찰에 불참했다. 우리금융은 아직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본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우리금융의 BIS 총자본비율은 11.44% 수준이다. 다만 롯데카드 인수 때와 같이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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